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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남 고찰, 대외관계 전면 확대"…파격 제안 예고?

등록 2021.01.08 14: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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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당대회서 논의 밝혀…전문가들 해석 분분

"남북관계 새로운 인식 시사…파격 제안 가능성"

"코로나19·제재 지속…北입장 변화 쉽지 않을 것"

"이번 대회서 구체적 대남·대미 제안 없을 수도"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에 참석해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를 했다고 8일 보도했다. 2021.01.08.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에 참석해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를 했다고 8일 보도했다. 2021.01.08.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대남 문제와 대외 관계를 논의했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남북·북미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8일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지난 7일 당 대회 3일차 사업총화 보고에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 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대남 문제' 언급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쪽에서는 대화 제의 등 긍정적인 조치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대남·대외 문제를 진전시켜야 할 중요한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에 큰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당 대회 직후 남북 연락채널 복원과 문서교환 방식 또는 화상회의 형태의 대화 제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조성된 정세와 변화된 시대와 상황에 맞게 대남 인식을 새롭게 한다는 의미이고, 상당히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수반하는 대남 전략이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문제'로 인식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기존의 원론적인 합의 이행, 대화나 교류협력 제안 이상의 '관계 재설정'이나 '파격적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대외 전략과 관련해 '전면적 확대·발전'이라는 표현이 쓰여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대외 관계에는 미국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우방국도 포함되지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기조 속에 대미 메시지도 부드럽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1.8.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1.8.

홍 실장은 "7차 당 대회 때 미국에 대항하는 국제관계나 연대 형성을 강조하는 방어적인 자세였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인 관계 확대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협상의 여지를 두는 한편, 대중·대러 관계를 포함한 대외관계에 대한 적극적 모색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도 "대외 관계의 전면적 확대는 중국·러시아, 비동맹 등 전통적인 우호 국가와의 관계 강화뿐 아니라 자위적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 모색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라는 대목에 비춰보면 미국이나 남측을 향한 구체적인 대화·협력 제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북·북미관계의 진전을 막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대남·대미 정책 기조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남 문제를 고찰했다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라며 "국제사회의 제재, 코로나19와 북미 교착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구체적인 대남 제안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정부가 전단지 살포 금지법 제정 등 남북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북측도 합의 이행 의지 등은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임 교수는 대미 전략에 대해서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도 국내 정치 상황이 복잡하고 단기적으로 대북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누구보다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김 위원장이 기존의 강경한 대미 입장을 바꿔 일방적인 관계 개선 의사를 천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1.0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1.07.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이라는 전략적 지위를 인정하고, 신뢰와 존중의 관계로 상대해준다면 적극적으로 대화와 협상에 임하겠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입장, 조건부 관계 개선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체성을 띤 대남·대미 메시지보다는 큰 틀의 노선을 정하는 데 방점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바이든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제안을 내놓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당 대회에서 구체적인 대남·대미 메시지나 제안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 매체 표현은 당 규약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미·대남 메시지라면 이어지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날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 발언을 일일이 보도하지는 않았다. 전례대로 이를 공개한다면 대남·대미 구상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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