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속 운영비만 연 400억…정용진 승부구 통할까
이마트 야구단 인수 업계 전망 엇갈려
과감한 도전 좋지만 수익 창출은 글쎄
코로나 사태로 야구단 최악 재정 상황
당분간 야구단에 수백억 쏟아 부어야
코로나 사태 이후 프로야구단 재정 상황은 최악이다. 각 구단은 적게는 150억원, 많게는 200억원 넘게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야구단은 관중 수입이 중요하다.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지난 시즌 총 관중 수입은 45억원에 불과했다. 2019시즌 관중 수입은 약 860억원이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아무리 빨라도 연말에야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단은 2021시즌에도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코로나 여파는 2022시즌에도 이어질 거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일단 반응은 좋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에 2007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을 네 차례 차지한 신흥 명문 구단의 주인이 바뀐다는 화제성이 더해졌다. 신세계그룹은 "유통업계에서 쌓은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마트의 야구단 운영으로 실이 될지 득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얘기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이마트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벼랑 끝 경쟁을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매년 수백억을 야구단에 쏟아부어야 하는데, 야구단이 그만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 부회장은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 과감하게 시작하고, 안 되면 과감하게 접는 스타일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스타필드, 노브랜드는 정 부회장 선택이 비교적 적중한 사례다. 반면 잡화점 삐에로쇼핑은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보다가 폐업했고, 2016년 인수해 수백억원을 투입한 제주소주는 여전히 부진하다. 일각에서는 "개인 인스타만 성공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마트는 야구 팬 중엔 MZ세대가 많은 만큼 모바일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이들이 신세계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새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으나 증명된 건 없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야구단을 운영한다고 해서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리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정 부회장이 현재 확장·추진 중인 호텔 사업, 테마파크 사업, 스타필드 추가 건립, 미국 시장 진출 등 돈 들어갈 데가 많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 효과 등을 얘기하지만, 대기업의 야구단 운영은 결국 총수의 기호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야구단은 일반 사업과 달라서 안 되면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만약 '유통+스포츠 시너지'가 지지부진할 경우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야구단 관계자는 "야구 팬이 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팬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팬은 그만큼 극성스러운 데가 있다. 판매 제품이 실생활에 밀접해 있는 이마트의 경우 앞으로 팬의 더 많은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부담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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