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론조사]보수는 아니지만…2030세대, 朴보다 吳 지지 많아
이념성향 '보수'라는 응답, 20대는 19.8%, 30대는 19.7%에 그쳐
'吳 지지' 20대 51.2%, 30대 52.8%…'朴 지지' 20대 32.7%, 30대 39.1%
공정에 민감한 2030, LH 사태에 등돌려…전임 시장 성추행도 영향
[서울=뉴시스]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 거주 806명을 대상으로 3월30~3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라고 한 응답은 20대 19.8%, 30대 19.7%로 전체 연령대 평균(26.0%)을 밑돌았다.자신을 '진보'라고 한 응답은 20대 30.7%, 30대 25.6%로 전체 평균(24.35%)을 상회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2030세대의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 높게 조사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젊은 층일수록 보수보다는 진보 진영 정당·후보자 지지율이 높다는 기존의 정치문법을 뒤집는 여론 추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는 아니지만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하기 때문에 한다'는 정서가 여론조사에 나타난 2030세대의 정서로 요약할 수 있다.
1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일을 앞두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3월30~31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라고 한 응답은 20대(18~29세) 19.8%, 30대 19.7%로 전체 연령대 평균(26.0%)을 밑돌았다.
반면 자신을 '진보'라고 한 응답은 20대 30.7%, 30대 25.6%로 전체 평균(24.35%)을 상회했다.
다른 세대의 경우 보수라는 응답은 40대 24.8%, 50대 24.3%, 60대 이상 36.3%였으며 진보라는 응답은 40대 29.8%, 50대 21.2%, 60대 이상 17.2%였다.
2030세대는 정당 지지도에서도 보수보다는 진보에 가까운 성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0대는 31.6%, 30대는 34.9%로 전체 평균(27.5%)을 상회한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0대 32.6%, 30대 31.6%로 전체 평균(39.6%)을 하회했다.
다른 세대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40대 32.6% 50대 30.6%, 60대 이상 14.1%였으며 국민의힘 지지가 40대 32.4%, 50대 38.2%, 60대 이상 55.5%로 조사됐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8.2%로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가운데 20대(22.7%)와 30대(25.8%)에서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낮았던 것이다.
이는 40대 30.9%, 50대 43.9%, 60대 이상 58.3% 등과 비교되는 수치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지지도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2030세대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전연령을 통틀어 오 후보가 57.5%의 지지율로 박 후보(36.0%)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가운데 20대에서 오 후보 지지율은 51.2%인 반면 박 후보 지지율은 32.7%에 그쳤다. 30대도 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2.8%로 과반을 넘었지만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9.1%였다.
이는 공정과 부동산 문제에 특히 민감한 2030세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를 계기로 정부·여당에 크게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열리게 된 원인이기도 한 민주당 소속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문제가 '젠더 감수성'이 높은 2030세대의 반감을 크게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의 의미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여당 후보 당선'과 '정부·여당 심판을 위한 여당 후보 당선' 중 어느 의견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있어서도 20대와 30대는 각각 50.0%, 49.3%가 심판론에 공감한다고 한 반면 안정론에 공감하다는 응답은 33.2%, 37.9%에 그쳤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전통적으로 2030세대와 40대까지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지층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옐로카드를 주고 싶다', '회초리를 주고 싶다'는 정서가 있다"며 "혹자는 분노 투표라고도 하는데 이번 선거만큼은 정부·여당에 대한 강한 반감과 비판정서가 오 후보에게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보다 실용적이고 탈이념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 프레임이 부동산이다보니 실용적 성향의 젊은 세대에서는 '평생 돈벌이를 해도 집을 못 사는 것은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공분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실종되고 부동산 가격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는데 엄청나게 집값도 올라서 2030은 평생 집 한 채 가지기 어렵게 됐다"며 "빈부격차는 심해졌는데 취업은 코로나가 겹쳐서 더 어려워지는 등 불만이 차곡차곡 쌓인 것이다. 그래서 침묵하지 않고 어떻게든 한번은 평가를 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2021년 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별·연령대별·권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림 가중(Rim Weight)을 이용해 가중치를 적용했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방식이며 유선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 프레임(RDD)과 통신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프레임 표집틀을 통한 유선(10%)·무선(90%)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0.0%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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