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럼]최공필 "CBDC 국가 차원 금융주권에 필수적"
"암호화폐 투기로 인식, 안타까워"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자문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1회 뉴시스 금융포럼 "암호화폐 미래는"에 참석해 해외 중앙은행 CBDC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1.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신효령 기자 =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자문위원은 20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국가 차원의 금융주권을 지키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뉴시스 금융포럼-암호화폐의 미래는'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갖고 "CBDC는 중앙은행이 단순히 화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고, 금융시스템 전체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CBDC는 국가기관인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로 실물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민간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이나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그는 "CBDC를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은행들의 역할과 입지가 달라질 것"이라며 "결제나 청산 등 금융의 핵심 기능도 바뀌게 되는데 이와 관련해 충분한 검토가 현재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CBDC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결제 통화로서 미 달러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미 하원의 우려가 제기됐다"며 "은행 중심에서 지불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될텐데 디지털 변화를 중국이 핵심 부분에서 수용하다 보니 거의 당할 자가 없는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초부터 선전(深圳), 쑤저우(蘇州) 등 일부 지역에서 CBDC를 시범운영 중이다.
그러면서 "중국 암호화폐 전략이 추구하는 점은 기존 은행시스템을 토대로 한 서구진영의 지불결제 시스템과는 배경 자체가 다르다"며 "알리페이, 텐센트 등 플랫폼 기업들을 기반으로 위안화 활용도를 높이고 국제화를 추진하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CBDC와 민간 암호화폐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CBDC는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채무로서 현금 등의 법정통화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계속해 변동해 내재적 가치를 규정하기 어려운 비트코인 등의 암호자산과는 구별된다"며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민간 암호 화폐는 탈중앙화를 위해 만들어진 코인으로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고 중앙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 거래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중국에서 촉발된 CBDC 경쟁에 전세계가 뛰어들고 있고 중국의 CBDC가 국제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며 "EU도 우리보다 움직이는 게 훨씬 빠른데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고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변화 추세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기타 국가들의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진전 과정과 국제통화 질서의 변화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암호자산은 투기가 아닌데, 그런 식으로밖에 인식이 못 되는 게 안타깝다"며 "관련된 분들도 정부가 다 관리하는 게 아니라 책임 의식을 갖고 진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BDC는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지배구조상의 문제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며 "디지털 통화 시대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포용적 통화정책 수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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