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새주인 ‘성정’…실질 오너 형남순 대표는
충청지역서 굴삭기 기사로 시작, 건설·토목·골프장 등 일궈
'성정'은 아들이 경영…매출액 크지 않지만 부채 없어 '견실'
"코로나19로 항공사 부기장, 배달 알바 소식 듣고 인수 결심"
“600명 직원 1000명까지 늘려 다시 날아오를 수 있게 할 것”
[뉴시스=부여]형남순 대표이사. 2021.06.18. *재판매 및 DB 금지
성정은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이지만 충청권에서는 건설, 토목, 골프장 운영 등 알짜로 알려진 기업이다. 관계사로는 부여에 있는 27홀 규모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과 토목공사 등을 하는 대국건설산업이 있다.
형남순 회장은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경영을,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성정'을 경영하고 있어 성정의 실질적 대표는 아버지인 형남순 회장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성정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 178억원, 대국건설산업 146억원으로 매출액이 큰 편은 아니지만, 대부분 부채가 없는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형남순 회장은 18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부터 하루 종일 전화가 계속 온다”라며 “지난 2010년에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려다 막판에 좌절됐고 10년간 꾸준히 준비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을 기반으로 리조트 등 사업을 병행, 종합관광사업으로 확장해 중국, 일본 및 수도권 관광객 수요를 끌어 내겠다"라며 "(항공사업은)사업가라면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 곳곳의 빈 자리가 눈에 띄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4일 보유 항공기 6대를 운항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제외한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 한다. 2020.10.13. [email protected]
이스타항공 인수 배경에 대해 형 회장은 "평소 항공업에 관심이 있었지만, 언론을 통해 코로나19로 실직돼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부기장 이야기를 듣고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기장과 부기장은 전문직으로 다른 곳으로 이직도 하기 어려운 직업군이라 당시 마음이 안 좋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형 회장은 1957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의 둘째로 태어났다. 남원농업고등학교를 졸업, 한 굴삭기 기사를 시작으로 항공사 오너에까지 오르게 됐다.
그는 "농고 졸업 당시 굴삭기 자격증 소지자가 대전에도 몇 명 없어 인기가 좋았으며, 들어간 회사에서 10년간 일한 후 퇴사, 1994년 대국건설산업을 설립해 토목 공사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앞으로 이스타항공을 잘 경영해 업계 정상에 올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성정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내달 초 투자 계약을 맺게 되면 인수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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