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9시에 문 닫아라?…설상가상 조치, 자영업자들 '폭발'
짧고 굵게 끝내겠다던 거리두기 4단계 8주째
업주들 "문 닫으란 소리", "자영업자만 쥐어짜" 분통
일부 단체 릴레이 시위·차량 시위 등 단체행동 예고
자영업자의 호소. 뉴시스DB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고,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9시로 1시간 단축하자 경기도의 자영업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코로나19 단계가 심각한 상황임은 알지만, 자영업자들의 일방적 희생 만을 강요하는 정책이 계속되는 것을 더는 참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지금의 거리두기를 앞으로 2주 더 연장하고자 한다"며 "식당·카페의 경우, 4단계 지역에서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단축해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짧고 굵게 끝내겠다’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8주간 이어지게 된 데다가 영업시간마저 1시간 단축된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며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수원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기가 차다. 자영업자들만 쥐어짜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며 "1시간 줄인다고 코로나가 줄어드느냐. 당장 밖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부터 잡아라"고 외쳤다.
고깃집 주인 B(56)씨도 "코로나가 식당에서만 퍼지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자영업자들만 힘들게 만드느냐"면서 "안 그래도 인원 제한으로 손님이 없는데 시간까지 앞당기면 가게 문 닫으라는 소리"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정부는 백신접종 인센티브로 저녁 6시 이후부터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4인까지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안도 같이 발표했으나, 현장에서는 백신 인센티브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부천의 카페 업주 C(36)씨는 "보통 젊은층이 저녁에 많이 돌아다니는데 그 연령층은 아직 2차는커녕 1차를 맞고 있는 상황 아니냐"면서 "2명 더 늘어난다고 영업이 달라질 것도 없을 것 같고 이 와중에 시간을 줄인다는 소리에 속이 터진다"고 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항의하는 자업업자 비상대책위원회. 뉴시스DB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단체들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반발하며 일부 단체는 시위 등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송철재 소상공인연합회 경기도지회 수석부회장은 "4단계 유지도 아니고 시간까지 단축하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개인적으로라도 릴레이 시위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정부 입장도 일부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너무 심각하다. 당장 가족들 생계가 달렸는데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되면 소상공인들 다 폭발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도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방안은 자영업자가 더는 국민이 아니라는 소리"라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및 오후 9시 영업제한을 시행할 경우 전국 단위 차량시위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정부는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물을 취식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집단감염의) 3분의 1 정도 비중을 식당, 카페가 차지하고 있다"며 "마시고 먹을 때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의 방역적 취약성들을 고려해 영업제한 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강화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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