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의혹 사과 尹, 이탈 조짐 野 지지층 마음 달랠까
최근 한 달간 여론조사 비교해보니…
윤석열, 국힘 지지층 지지율 하락 추세
이재명은 반대로 당 지지층 결집·상승
중도층도 尹 하락, 李 상승하며 '역전'
尹, 아내 의혹 끝내 사과하며 진화 나서
이재명은 재빠른 사과로 아들 도박 '손절'
다음주 발표될 여론조사, 선거 판세 관심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1.12.17. [email protected]
당심에서 이 같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외부 요인보다는 윤석열 후보의 잇단 '실책'에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실망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지지층은 강도가 엷어지고 있는데 이재명은 지지층 강도가 두터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가 17일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전격 사과를 한 것도 연일 악화되고 있는 당심과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 주에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가 등돌린 당심을 되돌릴 수 있을 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최근 한달간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의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86.7%(11월12~13일)→ 90.9%(11월26~27일)→ 84.8%(12월3~4일)→ 86.1%(12월10~11일)로 한 달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층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82.2%→ 86.5%→ 86.1%→ 89.5%로 당심이 결집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최근 한 달간 한국갤럽 여론조사(11월16~18일, 12월14~16일)를 비교해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윤 후보 지지율은 84%에서 82%로 떨어진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이 후보 지지율은 77.2%에서 81%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당심에서 차이를 보이는 원인은 윤 후보의 잇단 '실책'에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도 실망해 등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11월 초 전당대회 이후 한동안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이 후보와 두 자릿수 격차를 벌릴 만큼 우위를 보였으나,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갈등과 잠재적인 처가 리스크 등으로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는 최근 윤 후보를 향해 "목에 깁스했나요?", "후보와 배우자 태도 문제있다", "한심함을 넘어 절망스럽다", "윤석열 후보 정신차리십시요. 이대로 가면 위태롭습니다" 등의 성토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은 윤 후보가 외연 확장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공략 대상이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11월16~18일, 12월14~16일)에서도 윤 후보는 중도층 지지율이 38%에서 27%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이 후보는 31%에서 37%로 상승해 윤 후보와는 10%p 차이로 우위를 보이면서 중도층에 대한 확장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 후 아들의 도박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2021.12.16. [email protected]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50%를 상회하는 정권 교체론보다 낮고, 이 후보 지지율은 40% 가량인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은 만큼 각자 고정 지지층의 결집 여부가 대선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이 후보의 고정 지지층은 시간이 지날 수록 차차 결집하는 양상인 반면, 윤 후보의 고정 지지층은 최근 한 달 사이에 연이어 불거진 악재로 흔들릴 기미를 보이고 있어 3개월 뒤에 고정 지지층의 결집력을 누가 더 많이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윤 후보의 경우에는 산토끼를 잡기 위해 외연 확장에 한창 전력을 쏟아야 할 시점이지만 '집토끼'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농후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자칫 이중고에 빠질 수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지 한달 반 정도 됐는데 선출되고나서 거의 한 달 이상을 김종인·이준석과의 갈등으로 선거운동을 사실상 제대로 못했다"며 "그러다보니깐 지지층 결집 양상이 굉장히 느슨해진 것이다. 이번 주에 김건희 이슈까지 터져서 파장이 커지면서 지지층 결집 강도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반면에 민주당의 경우는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었고, 이재명 후보가 당과 선대위를 쇄신하고 전남, 전북, 대구·경북 등에서 '매타버스'로 선거운동을 해 지지층은 최대한 결집하고 있다"며 "게다가 이재명 후보가 정부와 차별화를 세게 하고 있지 않나. 선대위도 완전히 이재명 직할체제로 바꿔버렸고 차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이것이 중도층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비호감이라고 하는 건 중도층에서 나타나지, 핵심 지지층에서는 그렇게 잘 안 나타난다"며 "윤석열 후보의 비호감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홍준표 의원 등이 내부 총질을 그렇게 해대니깐 그 지지세력은 일부 떨어져나갈 수도 있다. 민주당은 내부 총질을 안 하니깐 지지층 이탈이 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윤 후보 부인의 허위 경력 의혹, 이 후보의 아들 상습도박 리스크가 반영돼 다음 주에 발표될 여론조사가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골든크로스로 역전을 굳히게 될지, 아니면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재역전을 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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