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의총 등장 尹 "오해는 잊자"…李 "세 번째 도망가면 사퇴"
윤석열, 의총장 찾아 "모든 게 제 탓…오해는 잊자"
김기현도 리더십 발휘…이준석 만나 중간 설득 작업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권지원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압박까지로 치달았던 6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직접 나서며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지난달 21일 선거대책위원회의 모든 직책을 내려놨던 이 대표는 다시 선거 운동을 뛰겠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오후 5시20분 이 대표는 자신의 사퇴 논의를 마친 의총장에서 직접 나서 "과연 윤석열 선대위의 대전략은 무엇인가"라며 따졌다. 일부 의원이 고함을 지르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오후 6시께 의총은 다시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대표와 의원들의 기약 없는 토론이 이어졌다.
지지부진한 상황이 반전된 건 7시50분 윤 후보가 의원총회가 진행된 국회 예결위회의장에 들어서면서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의원총회 자리에 (의원이 아닌 제가) 찾아와 죄송하다"며 "모든 게 제 탓"이라고 갈등을 봉합했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님들이 이준석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이 대표도 본인의 입장을 설명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미흡한 점이 있을 것이지만, 선거 승리의 대의를 위해서 아닌가. (서로를) 오해했는지 여부는 다 잊어버리자"고 했다.
또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이 논의된 데에 "이준석을 우리가 뽑지 않았냐"며 "모두 힘을 합쳐서 승리로 이끌자"고 밝혔다.
윤 후보의 발언이 끝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대표는 이어 "세 번째 도망가면 그 때는 정말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외쳤다. 그가 말한 첫 번째 도망은 작년 11월30일 잠행, 두 번째 도망은 같은 해 12월21일 선대위직을 사퇴하며 시작된 선거 운동 거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리더십도 빛났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나온 이 대표 사퇴 압박 결의안을 들고 오후 4시께 당 대표실을 찾아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김 원내대표는 이 때 결의안을 이 대표에 보여주는 대신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선대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결의문이 완성됐을 때 분위기가 너무 가파라서 상당히 고통스러웠다"며 "(김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만나) 파국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했을 거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고 비공개 의총이 시작된 후) 초반 한 시간 정도 분위기가 굉장히 격해서 윤 후보가 올 수 없는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대표가 단 한번도 정권교체를 잊어본 적이 없으며, 한 번 더 나가면 당 대표직을 그만 두겠다고 말하며 우리(의원들)에게 다시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이후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의총장에 나란히 입장해 약 20일간 이어져 온 갈등을 극적 봉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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