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베이징 동계올림픽 '폐쇄 루프' 실감…2시간만에 격리 해제
QR 코드로 신분 확인…1m 간격 유지하며 PCR 검사
공항 방역 절차 통과하는 데 불과 20분
전용 호텔 체크인도 셀프로…격리 해제까지 2시간
방역 허점도…짐 찾고 버스 이동할 땐 거리 두기 안 지켜
[베이징=뉴시스]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내리자 방역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월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 등을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하는 일명 '폐쇄 루프'를 적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온 올림픽 관계자들과 베이징 시민의 접촉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중국은 입국 절차부터 전쟁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 미디어, 관계자들은 베이징 출국 2주 전부터 중국이 요구한 방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코로나19 방역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2주 전부터 체온 등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하고, 중국 입국 96시간 이내에 지정된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2차례 받아야 한다.
백신 접종은 필수며,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지,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을 애플리케이션에 올리고, 이를 통과해야만 중국행 항공편을 탈 수 있다.
'폐쇄'는 베이징의 문인 서우두 국제공항부터 시작됐다.
[베이징=뉴시스]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가장 먼저 여권을 무인기기에 스캔하면 종이로 된 공항용 QR코드가 나온다. 이후엔 여권 대조 대신 QR코드로 빠르게 신분을 확인했다.
절차는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1m 간격을 유지하라는 소리만 들릴 뿐 이동 경로는 미리 붙은 안내표시를 보고 확인할 수 있었다.
수많은 서류를 확인했던 도쿄올림픽과 비교하면 상당히 효율적인 절차였다.
올림픽 관계자들의 첫 관문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였다. 약 20개의 책상과 의자가 놓인 곳에서 방호복을 입은 방역 관계자들이 입과 코를 면봉으로 찔러 재취했다.
이들은 "노우즈(코 nose)", "마우스(입 mouth)"라는 단어만 사용해 채 다소 거친 손놀림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베이징=뉴시스]베이징 공항 방역 체계.
공항 방역 절차를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했다.
짐을 찾을 때 공항 방역 관계자들은 해외 입국자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목적지에 따라 순서대로 짐을 찾았고, 실외에서도 방호복을 입은 수십 명의 공항 직원들이 수화물을 따로 가져와 직접 찾아가게 했다.
그리고 각자 행선지 번호가 적힌 전용 버스에 짐을 싣고 곧장 숙소로 이동했다.
코로나19 음성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항에 발이 묶였던 도쿄올림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비행기 착륙 후 공항을 떠나기까지 2시간이면 충분했다.
[베이징=뉴시스]올림픽 관계자들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짐을 찾고 있다.
올림픽 전용 호텔에서도 '폐쇄 루프'는 계속됐다. 올림픽 전용도로를 타고 도착한 호텔은 2m가량 높이의 철제 펜스에 사방이 가로막혀 있었다.
입구엔 출입을 통제하는 요원이 지키고 있었다.
호텔 체크인도 데스크 앞에 각자 이름이 적힌 서류를 작성한 뒤 취재진이 직접 열쇠를 꺼내 방으로 이동해야 했다.
호텔 직원들은 투명한 판으로 가로막힌 체크인 데스크에서 환영 인사만 건넸다.
한국 취재진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방안에서 대기했고, 검사 결과는 약 2시간 만에 나왔다.
[베이징=뉴시스]칸막이가 설치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용 버스.
또 올림픽 기간 셔틀버스와 방역 택시를 이용해 경기장, 훈련장, 미디어센터 등 폐쇄 루프 안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중국 체류 기간에는 매일 코로나19 검사도 받아야 한다.
물론 폐쇄 루프에 구멍이 없는 건 아니다.
짐을 찾을 때까지 대기하는 장소에선 1m 간격 없이 한데 모여 있어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또 짐을 찾을 때도 접촉이 불가피했다.
베이징 시민과 해외에서 온 올림픽 관계자들의 동선 분류엔 매우 민감했지만, 정작 올림픽 손님들끼리 엉키고 섞이는 것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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