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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 사퇴 본질, 독립운동가 후손 보혁 갈등

등록 2022.02.18 13:01:00수정 2022.02.18 14: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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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낙마시킨 반대파, 보수 성향 후손

멱살잡이, 인분 뿌리기, 이력 의심 등 공격

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 후보로 내세울 듯

진보 진영,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거론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자유대한호국단이 1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원웅 광복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오전 사퇴의사를 밝혔다. 2022.02.1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자유대한호국단이 1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원웅 광복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오전 사퇴의사를 밝혔다. 2022.0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원웅 광복회장이 비자금 의혹에 휘말려 자진 사퇴한 가운데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치 성향이 다른 독립운동가 유족과 후손들이 벌이는 세력 다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원웅 회장이 지난 16일 자진 사퇴하자 광복회는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허현 현 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허 대행은 오는 5월 열릴 정기 총회까지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기 총회에서 새 회장과 집행부가 선출된다.

김원웅 반대파는 허현 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직 수행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 집행부가 김 회장 비리에 가담하거나 묵인·방조했다며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허 대행이 선거 준비 과정에서 자신들과 가까운 인사의 당선을 도울 수 있다고 김원웅 반대파는 의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자유대한호국단이 1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원웅 광복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오전 사퇴의사를 밝혔다. 2022.02.1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자유대한호국단이 1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원웅 광복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오전 사퇴의사를 밝혔다. 2022.02.16. [email protected]

허현 부회장은 김 회장처럼 진보 성향 인사로 알려졌다. 반면 김원웅 반대파는 대부분 보수 성향 인사들이다. 김원웅 반대파에는 2019년 회장 선거에서 김원웅 회장에게 패했던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부대 등이 포함돼있다.

김원웅 반대파는 이번에 광복회장직 탈환을 시도할 방침이다. 김원웅 이전까지 광복회장은 보수 내지 중도 성향 인사들이 맡아왔다. 이 때문에 광복회가 정치 전면에 등장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김원웅 회장은 2020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국립묘지 친일파 파묘를 주장하면서 친일파 청산을 주장했다. 김원웅은 사실상 역대 첫 진보 성향 광복회장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 회원들에게는 김원웅 회장이 눈엣가시였다. 이에 따라 김원웅 회장에 대한 공격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임시정부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에서 의장을 지낸 당헌 김붕준 선생의 손자인 김임용씨는 지난해 4월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선열추념식에서 김원웅 회장 멱살을 잡았다. 같은 해 6월에는 김 회장 사무실에 인분이 뿌려졌고 김 회장 부모의 독립운동 이력이 허위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린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자진 사퇴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의 모습. 2022.02.1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린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자진 사퇴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의 모습. 2022.02.16. [email protected]

보수 성향 광복회원들 중에는 독립운동 정신보다는 반공 정신을 중시하는 인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들은 김원웅 회장이 미군정을 비판하고 친일 인사인 백선엽 장군을 비난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김원웅 회장을 낙마시킨 보수 성향 회원들도 그렇게 떳떳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 광복회 대의원은 지난 12일 "김원웅의 개인 비리로 광복회의 신뢰와 명예가 실추됐는데도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것에 분노한다"며 성명을 냈다. 김 대의원은 대한주택공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출장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택지개발 정보를 유출한 혐의(뇌물수수 등)로 유죄를 선고 받았던 인물이다.

보수 성향 광복회원들 중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다음 회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된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인 이 전 원장은 1961년 5·16 쿠데타 직후 중앙정보부에서 일했고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도 중앙정보부 총무국장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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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감독 기관인 국가보훈처 역시 다가오는 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 황기철 보훈처장은 해군 참모총장 출신이다. 보훈처 요직을 국방부와 군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립, 호국, 민주 등 3개 부문 중 호국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보훈처가 광복회장 선거에서도 입김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보훈처는 이미 김원웅 회장 사퇴 전에 비자금 조성이 사실이라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실상 사퇴를 종용한 바 있다.

이처럼 보수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진보 성향 광복회원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을 회장 후보로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전 관장은 대한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겸 정치가 지청천 장군의 외손자이자 독립운동가 겸 정치가 지달수 선생의 조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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