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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독단에 자괴감" 대검 차장도 사의…고검장급 두번째

등록 2022.05.04 11: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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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없이 절차 어기며 입법…자괴감 극심"

"국민으로서 분노 치미는 것 참을 수 없어"

전날 권순범 대구고검장 이어 사의 표명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박 차장검사는 "앞으로 헌법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박 차장검사는 "앞으로 헌법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검장급인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4기)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에 유감을 표명하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전날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에 이어 국무회의에서 의결·공포된 이후 고검장급으로서는 두 번째 사의 표명이다.

박 차장검사는 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지난해 바뀐 형사사법제도가 안착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뚜렷한 논리나 논의도 없이 절차마저 어겨가며 독단적으로 추진되는 입법과정을 지켜보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극심한 자괴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평생을 바친 검찰이 큰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먼저 떠나게 돼 너무도 미안하고 착잡한 심경"이라면서도 "국민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오로지 자신들의 방패막이를 만들고자 꼼수를 강행하는 모습에 검사로서뿐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가 치미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직을 내려놓는 것 말고는 달리 저항하고 책임질 방법이 없다고 생각돼 이렇게 떠나지만,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검찰 구성원 한명 한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바람직한 결과가 있으리라 믿고 또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박 차장검사는 "대검 마약과장을 마지막으로 미련없이 다른 길을 가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12년이나 더 보너스 같은 삶을 살며 과분한 은혜를 받았다"며 "열악한 환경에도 제 젊은 검사 시절과 함께해 오늘에 이르게 해 주신 전·현직 마약수사관들에게 특별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직인사는 짧게 하는 것이 떠나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했지만 제 젊음과 함께한 29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회가 길었다"며 "불의에 맞서는 당당한 검찰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박 차장검사를 포함해 검수완박 법안 통과한 후 사직 의사를 밝힌 고검장급 검찰 인사는 2명이다. 전날인 3일에는 권순범(사법연수원 25기) 대구고검장이 법 통과에 유감을 표명하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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