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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식 복귀' 택한 이재명…지선 결과, '李 운명' 좌우

등록 2022.05.07 07:00:00수정 2022.05.07 11: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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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텃밭' 재보궐 국회 입성 무난…'0선' 보완

'선거 지휘' 명분 세웠지만 애매…국힘 "방탄용"

지선 패배 땐 친문 반격 여지…당권 장악 제동

강성 지지층 "지선 패배 땐 이재명 책임 아냐"

[서울=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흑발로 염색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2022.04.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흑발로 염색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2022.04.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대선 패배 두달만에 컴백하며 그 득실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 패배 후 정계 복귀가 2년 이상 걸렸던 문재인 대통령 모델이 아닌 몇개월 만에 복귀했던 이회창 모델을 선택한 것이다. 위기의 민주당을 구해달라는 차출론을 명분으로 내세워 출마를 결단하고 6월 지방선거 총괄 책임 역할까지 맡았다. 지방선거 결과가 이 상임고문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정적으로 국회에 입성해 이 고문에게 부족했던 여의도 정치 경험, 이른바 '0선'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계양을 지역은 지난 2010년 송영길 전 대표의 인천시장 출마로 공석이 돼 치러졌던 2010년 재보궐선거를 제외하고 16대 총선 이래 민주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던 '텃밭'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 고문이 10만6000여표를 얻어 4만8000여표를 얻은 윤 당선인을 더블스코어 격차로 제칠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

아울러 이 고문 스스로 재보궐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6·1 지방선거 '진두지휘'를 재보선 출마 명분으로 삼은 상황에서 타 지역을 지원할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 접전을 벌이던 지역 선거에 치중하느라 전국 지원에 소홀했고, 본인도 당도 참패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바 있다.

다만 지방선거 진두지휘를 명분으로 세웠지만 대장동 의혹과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앞두고 불체포특권을 염두에 둔 '방탄용' 출마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은 이 고문에게 여전히 뼈아픈 지점이다.

실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6일 이 고문의 계양 출마 소식에 "분당과 성남, 경기도와 인연을 강조했던 이 전 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순환도로로 간것이 어떻게 해석될지"라며 "어떻게든 원내 입성해서 본인 수사에 대해 방탄을 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고문 측근 그룹 내에서도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6월 보궐선거 조기 등판은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이 고문의 향후 거취가 선거 결과와 직접적으로 맞물리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고문에 앞선 대권 '재수생'들은 공통적으로 차기 대선 재출마를 위해 당권 장악을 시도했다. 당대표로서 차기 총선 공천권을 휘둘러 당을 완전히 장악해야 재도전이 용이한 탓이다.

이회창 전 총재도 1997년 대선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에도 한나라당 총재로 당권을 장악하고 총선 공천권을 행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의원직을 유지한 채 치른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20대 총선을 1년 앞둔 2015년 2·8 전당대회에 나가 당대표가 됐다.

이 고문도 민주당 장악을 위해선 당권 출마가 필연적이나,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낙연 전 대표가 전당원 투표를 통해 지난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밀어붙였으나 '사면 발언' 논란과 보궐선거 패배가 겹치며 정치적 내상을 입고 대세론이 무너진 게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0.73% 포인트차 석패, 이른바 '졌잘싸'에 눌려있던 대선 평가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 대선 경선과 원내대표 경선 연패로 주류에서 밀려났던 친문·비이재명계가 반격에 나설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일찌감치 이 고문과 지방선거 책임론 사이의 거리를 벌리는 주장이 회자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공천 엉망으로 망쳐놓고 지면 이재명탓하는 거 아니길 바란다", "이재명님 등판 완전 환영, (지방선거) 지면 책임은 비대위 탓"이라는 게시물이 꼬리를 물고 올라온 게 한 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이 고문의 보궐선거 차출을 주장하면서 "지방선거도 책임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문제삼은 셈이다.

이 고문 출마에 유보적이던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뉴시스에 "당인으로서 후보가 결정된 마당에 더이상 얘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도 "결정한 이상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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