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北 열병식 조언에 전문가 "경솔…이적 행위는 아냐"
탁 전 비서관 인터뷰서 열병식 조언 공개
전문가들, 이적 행위에 해당 않는다 견해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6.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북한에 야간 열병식을 조언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 전문가들은 경솔한 행동이기는 하지만 이적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평가를 내놨다.
탁 전 비서관은 경향신문이 지난 11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2018년 현송월(당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연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현 단장은 연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결정 권한이 있었다. 마지막에 만났을 때 열병식은 밤에 하라고 내가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밝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버리면 된다"며 "그래서 밤 행사가 낮 행사보다 감동이 배가된다. 이후 북한은 계속 밤에 열병식을 했다. 북한의 연출이 조금씩 세련돼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등장한 조선중앙TV 영상과 관련해 "보면서 좀 웃기기도 한다"며 "김정은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했다. 거기에 내가 영향을 좀 주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주석궁을 방문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환영식에 참석한 가운데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다른 수행원들과 함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3.02.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탁현민 비서관이 현송월 부부장에게 야간 열병식 개최를 제안한 것이나 그 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을 보면 매우 경솔하게 처신한 것이 분명하고 그로 인해 비난을 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정 센터장은 "북한이 야간에 열병식을 개최한다고 해서 주간에 개최하는 것보다 한국의 안보가 특별히 더 위협받게 된 것은 아니니까 탁 비서관이 이적 행위를 했다는 주장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북한 열병식 장면. 2022.04.26.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시 상황은 다양한 수준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관여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면서 북한 측과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교환하던 시기"라며 "따라서 이런 소통 과정을 다 이적행위라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만 국가 기밀에 해당되는 내용을 공유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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