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39번째 지하철 삭발식…"장애인 예산 촉구"
"실링 예산에 장애인 예산 반영 촉구"
"숨진 장애인·가족 추모 분향소 설치"
내일 추경호 장관 자택 앞 집회 예고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25일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강장에서 삭발식과 오체투지 탑승 시위를 이어갔다. 2022.05.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25일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강장에서 삭발식과 오체투지 탑승 시위를 이어갔다.
전장연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모여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촉구를 위한 출근길 선전전 및 39차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장애인도 장애인 거주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탈시설 권리를 보장해주십시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집회를 시작했다.
이날 삭발에 나선 노들야학 학생 근로 지원 활동가 김홍기씨는 '기획재정부는 탈시설·이동권·교육권·노동권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는 문구 적힌 천을 몸에 두른 채 "정부가 일을 빨리 안 한다. 장애인 권리 예산을 빨리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삭발을 마친 뒤 '장애인권리 예산쟁취 민생4법 제개정'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서울이 아니면 이동권 보장이 잘 돼있지 않다. 엘리베이터나 저상버스가 없는 곳이 많다. 비장애인도 사람인데 너무 답답하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21년 동안 이동권 이야기하고 60명이 넘게 삭발했는데 바뀌지 않아서 슬프다. 장애인도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 가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25일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강장에서 삭발식과 오체투지 탑승 시위를 이어갔다. 2022.05.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장연은 기재부가 5월 중으로 다음 해 예산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실링(ceiling) 예산안에 장애인 권리 예산을 반영할 때까지 지하철 시위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집회에 참석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3년도 장애인 권리 예산을 위해 26일 기재부 장관 집 앞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기획하고 있다"며 "장애인 권리 예산이 본예산에 반영될 때까지, 국회에서 방망이 두들겨질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겠다. 혐오하고 욕설하기보다는 장애인 기본 권리 보장할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했다.
박경석 대표는 전날 인천과 서울 성동구에서 숨진 장애인과 가족을 추모하기 위해 삼각지역에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어제(24일) 성동구에서 발달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은 6살 발달지체 아이와 부모가 동반자살했다. 인천에서도 중증 장애인과 부모가 동반자살을 시도했는데 부모님만 살아났다. 이전부터 수많은 장애인과 가족이 죽고있다"며 "이유는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국가는 기다리라는 말만 한다. 이 또한 장애인 권리 예산이 지원돼야 하는 문제지만 기재부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부터 일주일 동안 (삼각지역에) 분향소를 설치하겠다"며 "사람이 그렇게 죽었는데, 분향소 설치해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알리고, (근처에) '용와대'도 있으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문제 챙기도록 촉구하겠다"고 전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8시48분께 오체투지 지하철 탑승을 시작했다. 지하철 탑승에는 약 2분이 소요됐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 권리 예산 보정과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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