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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국힘' 중량감 있는 인물로 보수 재건에 성공

등록 2022.06.02 03:57:48수정 2022.06.02 04: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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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가 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부인 양순이씨와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2022.06.0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가 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부인 양순이씨와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시장을 비롯해 5개 구·군을 모두 내어 준 국민의힘이 4년 만에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시장과 4개 구·군에서 당선자를 내며 울산의 터줏대감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나머지 1곳인 동구에는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가장 많은 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5개 구·군을 독식하며 이변을 연출했던 민주당은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면서 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됐다.

◇'국힘' 정치 경력 많은 후보 VS '민주' 현직 지자체장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 경력이 상당한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한 국민의힘과 재선을 노리는 현직 지자체장이 다수인 민주당 간의 양강 대결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울산시장 후보로 김두겸 전 남구청장을 내세웠다. 김 전 청장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제2대 경남 울산시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제1·2·3대 울산광역시 남구의원과 제3대 남구의장을 거쳐 2006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남구청장에 당선된 뒤 재선까지 성공했다. 비록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에 도전해 낙선했지만, 20여 년 간 지역 정가를 지켜왔다.

남구에는 서동욱 현 남구청장이 포진했다. 2004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울산광역시의원에 당선된 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남구청장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 돌풍에 밀려 낙선했다 김진규 전 남구청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의 확정 판결을 받고 물러나자 2021년 재보궐 선거에서 다시 당선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외에 제3·4대 울산시의원을 거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북구청장을 지낸 박천동 후보, 제3·4·5대 울주군의원과 군의장까지 역임한 이순걸 후보, 중구의회 의장 출신의 김영길 후보, 동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친 천기옥 후보 등 국민의힘은 정치 경험이 풍부한 중량감 있는 후보들로 구성했다.

민주당 후보는 남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지자체장으로 꾸려졌다.

시장 재선에 도전한 송철호 후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1년 첫 국비 3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2022년에도 2년 연속 국비 3조원 확보에 성공하며 지역 발전의 근간을 마련했다.

또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부유식 해상풍력 조성사업, 원전해체연구소 건립, 울산형 뉴딜사업, 수소·전기 관련 사업 육성, 울산 창업·강소기업 유치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며 시정을 무난히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울주군에선 전국 최초로 모든 군민에게 10만원씩의 긴급 군민지원금을 지급하며 보편적 복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선호 후보가 재선 도전에 나섰다

혁신도시 고도화와 정주여건 개선, 대형병원 유치, 구도심 상권 활성화 등 중구 재도약 기틀 마련에 주력한 박태환 후보와 미래자동차 연구기관·기업 집적화, 자동차 부품사 고용위기 극복, 일자리 확대 등을 약속한 이동권 후보도 재선을 노렸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이 30일 오후 울산 북구 명촌사거리에서 출근하는 현대자동차 직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5.3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이 30일 오후 울산 북구 명촌사거리에서 출근하는 현대자동차 직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5.30. [email protected]



◇'국힘' 위기에서 빛난 '올드보이'들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을 지칭해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다', '촛불 혁명 이전으로 되돌아 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풍부한 정치 경력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국민의힘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던 울산에서 단 1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고 민주당에 참패했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인기는 울산과 부산, 경남 보수 세력의 동반 몰락을 가져왔다.

특히 울산의 경우, 공천받지 못한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이 민주당으로 대거 당적을 바꾸며, 오랜 기간 지역에서 맹주를 자처하던 국민의힘 지지 기반은 속절없이 붕괴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된 박태완 중구청장과 김진규 남구청장, 정천석 동구청장 등은 과거에 국민의힘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던 인사였다.

울주군은 자유한국당 공천 탈락에 불복해 탈당한 강길부 국회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보수세력의 분열을 불러왔고, 이는 지방 선거의 패배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위기에 처한 당을 위해 '올드보이'들이 전면에 나섰다. 기초의원부터 차근차근 체급을 불려 오며 다진 조직력을 활용, 무너진 당심을 추스리는 데 총력을 다했다.

그 결과,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울산지역 6개 선거구 중 북구를 제외한 5곳에서 당선자를 내며 보수 세력의 재건을 알렸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정권 안정론에 대한 여론까지 형성되며,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압도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조선업 등 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로 울산 경제의 불황이 계속된 점도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키웠고, 이는 지방정권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이양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27일 오후 차량을 타고 남구청을 떠나고 있다. 2020.08.27.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27일 오후 차량을 타고 남구청을 떠나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민주당 지자체장 잇단 선거법 위반에 민심 이탈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판세 속에서도 현역 프리미엄의 이점을 기대했다. 이중 울주군과 북구, 동구지역은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울주군의 경우, 가장 많은 유권자를 가진 범서지역 표심이 역대 선거에서 당락의 향방을 결정했던 만큼, 이 지역 출신인 이선호 군수의 재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선거인 제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범서읍을 포함한 12개 읍면 모두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선 것으로 집계돼 지역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 취임 1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의 연장전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런 가운데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위치해 진보적 정치세력의 거점 역할을 해 온 북구와 동구에는 민주당의 선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북구는 노동자 세력이 주축인 정의당 김진영 후보와의 단일화가 무산되며 표심이 분산됐다. 동구의 경우, 재임기간에 선거법 위반으로 2차례 기소돼 재판받은 정천석 구청장이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면서 현역의 유리한 이점이 사라졌다.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잇따라 법정에 선 점은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송철호 시장이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혐의로 현재까지 재판받는 등 이동권 북구청장을 제외한 4개 구·군의 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김진규 남구청장은 허위학력 공표와 선거사무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과 벌금 10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아 직위에서 물러났다.

이어 정천석 동구청장이 재임 기간에 선거 출마자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고 기부행위를 했다가 2차례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받다가 후보직를 자진 사퇴했다.

이선호 울주군수와 박태완 중구청장도 1차례씩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이 돌아섰다.

수십년간 토착화되고 비대해진 지방권력의 부패를 청산할 대안으로 선택됐던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 토착화'라는 과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고, 당의 존립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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