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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보다 더 센 태풍"…힌남노 근접 앞둔 여수 초긴장

등록 2022.09.05 13:52:04수정 2022.09.05 13: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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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동항 어민들 묶었던 밧줄 풀었다 다시 묶고, 매듭 풀렸나 또 확인

만성리해수욕장 주변 횟집, 철판으로 출입문·수족관 둘러쌓아

"매미로 침수와 유리창 파손 피해 떠올라…무탈히 지나갔으면"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 비가 내리고 있다. 2022.09.05. leeyj2578@newsis.com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 비가 내리고 있다. 2022.09.05. [email protected]

[여수=뉴시스]이영주 기자 = "매미보다 더 세다길래 걱정돼서 나왔다니까."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국동항 일대는 긴장감이 고조된 모습이다. 어민들은 다음 날 오전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 대비에 분주했다.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바람이 불었지만, 어민들은 우산 하나에 의지한 채 저마다 어선으로 성큼성큼 올라탔다.

한 어민은 갑판과 부두를 연결한 밧줄의 매듭 상태를 점검하다 이내 풀어 헤쳤다. 이 어민은 부두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또 다른 어민에게 "와서 밧줄 좀 잡아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밧줄을 단단히 묶은 뒤에도 부둣가로 올라 선박 쪽을 한참 바라봤다.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어민들이 밧줄로 어선을 결박시키고 있다. 2022.09.05. leeyj2578@newsis.com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어민들이 밧줄로 어선을 결박시키고 있다. 2022.09.05. [email protected]



부둣가에서는 강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적치물 결속 작업이 이어졌다. 주변 상가 상인은 노상에 설치된 1t 냉동고가 바람에 파손돼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밧줄·벨트로 단단히 묶는 작업에 주력했다.

바로 옆 새우 도매상에서는 수족관에 있는 제철 대하들을 뜰채로 퍼 올려 활어 특장차로 쉴 틈 없이 옮겼다. 강한 바람이 예고된 탓에 수족관 파손 우려가 떠오르면서 이른 아침부터 작업을 나온 것이다.

현재까지 태풍 피해는 없지만 어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모양새다. 지난 2003년 여수시 해안가를 강타한 매미의 악몽이 이번 힌남노로 인해 다시 떠오르면서다.

어민들은 위판장 한쪽에 마련된 의자에 모여 앉아 태풍 피해가 크지 않기를 기도했다.

어민 김모(55)씨는 "이번 태풍은 시기나 강도를 봤을 때 2003년 당시 매미가 연상된다. 추석을 앞두고 불어닥친 매미로 집 유리창이 부서지고 밤사이 배가 침수된 기억이 생생하다"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부두에 연결한 묶은 매듭이 풀리지 않았나 점검하러 배에 오른다. 빨리 아무 탈 없이 지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민 서모(73)씨도 "매미보다 앞서 사라(1959)때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때는 국동항에 이런 (방파제) 설비가 돼있지 않아 배가 뒤집히고 내륙에서는 초가집 지붕이 날아가는 등 피해가 무척 컸다"며 "이번 태풍은 매미나 사라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데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만성리해수욕장 인근 횟집들이 출입구에 철판을 설치해 태풍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2022.09.05. leeyj2578@newsis.com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만성리해수욕장 인근 횟집들이 출입구에 철판을 설치해 태풍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2022.09.05. [email protected]

국동항 인근 만성리검은모래 해수욕장에서는 주변 횟집들이 두꺼운 철판을 세워 수족관과 대문을 막았다. 지난 매미 내습 당시 집마다 수천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보자 상인들이 강구해낸 대책이다. 

이곳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66)씨는 "해수욕장의 모래와 자갈 같은 것들이 건물을 향해 날아오니 사람도 다치고 유리창·수족관이 무수히 깨졌다. 우리 횟집도 당시 3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며 "해수욕장에 수중 방파제가 설치됐지만 방심할 수 없어 철판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힌남노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 410㎞ 해상에서 시속 24㎞로 북상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30hPa(헥토파스칼), 강풍반경은 430㎞, 최대풍속은 초속 50m(시속 180㎞)로 '매우 강' 단계다.

힌남노는 6일 오전 7시께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43m인 상태로 남해인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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