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웃렛 참사 유족 "사람 죽여놓고 조화만 달랑...책임자 규명 나서라"
대전 보훈병원 장례식장...이 모씨 가족 "비통한 심정...원인 밝혀야"
합동 분향소...국민의힘 주호영 대표·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 조문
[뉴시스=대전]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조화 뒤로 현대 그룹사 대표들이 보낸 조화들이 대전 프리미엄 아웃렛 화재로 숨진 한 희생자 빈소에 줄지어 놓여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송승화 박우경 김도현 기자 = “사람 죽여놓고 조화만 달랑 보내면 끝인가 봐요. 너무 비통한 심정입니다.”
대전 프리미엄 아웃렛 화재로 숨진 희생자의 아들 이모(28)씨가 떨리는 손으로 상복의 넥타이를 맸다.
27일 오후 7시 40분 대전 보훈병원 장례식장에 자리한 이 모(64) 씨의 빈소는 썰렁했다. 입구에는 조화 세 개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저녁 시간이었지만 식당에는 조문객도 없었다. 상복을 입은 가족 4~5명만 식탁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이 씨는 지난 26일 대전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했다. 오전 7시에 출근한 이 씨는 승강기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함께 엘리베이터에 동승한 2명도 유명을 달리했다.
이 씨는 성실한 가장이자 맏이였다. 빈소에서 만난 동생 이 모씨는 “큰 형님은 아버님 역할을 자처하셨던 분이셨다”며 “형님은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하고도 가족에게 신세지고 싶지 않아 일을 나갔다. 그러다가 봉변을 당한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비통한 심정을 드러낸 가족들은 이 씨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생 이 모씨는 “관계자들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대전시장이나 유성구청장 등 관련 책임자가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의 발인은 오는 29일 예정이다.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27일 오후 7시 30분께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주차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2022.09.27.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6시께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주차장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에는 몇몇 시민들이 찾아 헌화를 했다.
초등학생 남매를 데리고 온 한 시민은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주차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노모씨 “근처에 살다보니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에 주 2~3회는 왔다”며 “아이들에게 익숙한 놀이터 같은 곳인데 갑자기 이렇게 사고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발생해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쁨이 있다면 슬픔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중태에 빠지신 분이라도 꼭 깨어나셨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해가 저물자 분향소에 현대측이 설치한 조명만이 빛났다. 주변에는 전기가 끊겨 조명이 켜지지 않아 어둠이 가득했다.
오후 7시가 넘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장동혁 의원, 양홍규 대전시당위원장 등이 합동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헌화한 뒤 이들은 소방 관계자에게 사건 브리핑을 듣고 면담을 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사에서 절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가족이나 친척들이라고 생각하며 유족들 지원과 재발 방지에 힘써달라”라며 “현장에 계신 모든 분들이 수고가 많으시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유가족 보호 등에도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30분 뒤 합동분향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전 국회 의장이 분향소가 비어 있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 전 의장은 “명복을 빌고 앞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기 때문에 잘 수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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