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국정과제 클리어한 김소영호 금융위…남은 과제는
물적분할·내부자거래 투자자 보호안 등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尹 캠프 공약 구상자
금융위 "1월 증권형토큰 가이드라인 논의"
[서울=뉴시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9월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2.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올해 정부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윤수 자본시장정책관을 축으로 다수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기업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과 인수합병(M&A)시 인수자가 소액 주주 지분까지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끝으로 약속한 국정 과제들을 모두 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점까지 쪼개기 상장, 기업 내부자 거래, 공매도 등 시장 내 주요 이슈들을 숨 가쁘게 처리해온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시장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에 대한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진 데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캠프에서 자본시장 공약을 담당했던 김소영 교수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업무 추진에 힘을 받은 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적분할·내부자거래 등 뜨거운 감자까지…8대 국정과제 다 훑었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1일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투자자 보호 방안 세미나'를 끝으로 자본시장 내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일련의 과제들을 사실상 모두 발표했다.
지난 1년 간 금융위가 발표한 방안으로는 우선 새 정부의 8대 국정 과제가 있다. 8대 과제에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일반주주 보호 ▲내부자의 거래에 대한 시장 규율 강화 ▲공매도 제도 합리화 ▲주식 상장폐지 요건 정비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대응 강화 ▲회계 투명성 제고 ▲혁신·벤처기업 성장의 마중물 제공 ▲증권형 토큰 등 투자 규율 등이 포함됐다.
또 기업공개(IPO) 기업 임원의 스톡옵션 행사권 제한, 10년간 지지부진했던 대체거래소(ATS) 도입, 음원 저작권·부동산·미술품 쪼개기 투자에 대한 자본시장 가이드라인 제시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금융위가 자본시장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건 올해 1월이 시작이었다. 당시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2022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 말미에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직접 연간 계획들을 브리핑하면서다.
이윤수 국장은 ▲공매도 제도 개선 ▲기업 물적분할시 반대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및 공시 강화 ▲IPO 기업 임원 스톡옵션 행사 시 사전공시 규정 강화 ▲ATS 도입 추진 ▲IPO 뻥튀기 수요예측 방지 ▲배당 절차 선진화 등 외국인 투자자 유치 방안 등 다수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코스피 급락에 따른 공매도 금지 요구,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터져 나온 기업 물적분할 이슈, 일명 '카카오페이 먹튀 사건'으로 불거진 임원 스톡옵션 행사 문제까지, 이들은 당시 모두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에 해당하는 안건이다.
작년과 재작년 전국민적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자본시장 공정성 이슈에 대한 관심도 커져있던 시기다. 대통령 후보들과 여야 정치권에서도 '코스피 5000 달성'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투자자 보호안을 쏟아냈다.
또 금융위의 이 같은 구상에 힘을 실은 건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자본시장 국정과제를 설계했던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다. 8대 국정과제 역시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추진이 가능했다. 그는 하반기 중 네차례에 걸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릴레이 정책 세미나'를 직접 챙기며 민관 정책 논의를 주도했다.
투자자 보호 등 방향성 '긍정 평가'…내년 초엔 증권형 토큰 규정 마련 계획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례없이 자본시장에 진심인 정부'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내용 자체가 새롭진 않지만 오랜 기간 전문가들이 지적해온 사항들을 반영해 소액 투자자 보호에 신경썼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방안이 들어가있는 등 방향성 자체는 필요한 쪽으로 잘 잡아가고 있다"면서도 "이미 예전부터 논의가 있었던 내용들인 만큼 더 속도를 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야당 의원인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정책 내용들이 나쁘지 않고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대부분 법안이 아니고 시행령 개정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자본시장특례법이나 여러 법안을 같이 해서 더 체계화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또 "국정과제뿐 아니라 채권 시장 불안 등 긴급한 시장 이슈에 대응하는 능력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올해 발표한 방안들을 제도화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 1월에는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증권형 토큰 발행과 유통에 관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새 어젠다 발굴도 준비한다.
이윤수 자본시장 정책관은 "1월에 언급했던 이슈들은 대부분 (제도 개선 및 방향성 제시를) 한 것 같다"며 "특히 대통령의 후보 캠프 시절부터 자본시장 공약을 발표한 김소영 부위원장이 자본시장 국정 과제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제도 개선에 힘이 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월에는 증권형 토큰을 어떻게 현 시스템에서 발행·유통시킬 것인지에 대해 금융규제혁신회의 때 논의할 예정이고, 외국인 ID 제도 개편이나 옴니버스 계좌 활용, 배당 제도와 영문 공시 확대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요구했던 제도 개선도 구체적인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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