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액공제로 삼성·SK 5.8조 稅감면…얼어붙은 민간투자 녹일까
나라살림硏, 세액공제 확대안 감면세액 추산
삼성전자 4.7조·SK하이닉스 1.1조 감면 추산
"稅 공제 확대, 계속투자의 여지 만들어"
"대폭 상향됐지만 만족할만한 수준 아냐"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1.0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하면서 대표 대기업들이 약 5조8000억원의 세액감면을 받게 된다는 추산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액공제로 얼어붙은 반도체 투자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6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안 감면세액 추산'에 따르면, 대기업 세액공제율 기존 8%에서 확대된 15%을 적용하면 삼성전자는 4조7000억원, SK하이닉스는 1조1000억원의 감면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별도로 올해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투자 증가분(직전 3년 평균치 대비)에 대한 10% 추가 세액공제율이 더해지면, 최대 삼성전자는 7조9000억원, SK하이닉스는 1조8000억원까지 감면 폭 확대된다고 봤다.
정부는 이번 세액공제 상향 취지에 대해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법인세 최고세율 3%포인트(p) 인하 계획이 무산된 것을 보완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법인세 최고세율을 3%p 인하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제 혜택이 이뤄지는 투자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하게 됐다"며 "이번 조치가 우리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확보 및 재도약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위기로 반도체 업황도 위축되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3000만 달러(약 164조2513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지난 10월부터 하락 전환했다. 지난 12월 수출액은 90억6000만 달러(약 11조5152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9.1% 감소했다.
[타이베이=AP/뉴시스]대만 반도체 회사 TSMC 자료사진. 2023.01.04.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관련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문가도 이번 세제 지원책이 투자의 긍정적 신호탄이 될 것으로 봤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가 멈추면 도태되는 산업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세액공제 상향이 반도체 계속투자의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공제율 상향이 산업계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제율이 대폭 상향된 것은 맞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정치권이 논리를 세워가는 과정에서 산업계의 의견이 배제되고 당리당략만 따라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에서 세액공제가 충분히 됐기 때문에 시설투자가 가능했다. 우리나라도 더 좋은 환경이 돼야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라살림연구소는 투자 세액공제가 민간 투자 확대로 이어졌는지가 불분명하며 세수 감면으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우려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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