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체포' 턱걸이 부결…비명 "방탄 경고" vs 친명 "검사독재 제동"
민주, 이탈표 대거생성에 당혹스러움 나타내
비명·친명 의원 한목소리 "이탈표 예상 못해"
해석 의견 갈려…"지도부 경고"vs"폭거 맞서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된 후 본회의장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표결에 부쳐진 결과 민주당 이탈표가 무더기로 나와 체포동의안이 간신히 부결된 것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비명계는 표결 결과에 대해 '이재명 방탄 정당에 대한 경고'라는 입장인 반면 지도부 등 친명계는 재차 '단일대오'를 강조하면서 당내 균열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11표, 무효 9표로 최종 부결됐다.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일부 무소속 의원 등 범야권 표결 수가 175표임에도 반대표는 138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반대표가 161표였던 것보다 적은 수치다.
가결·무효 등 체포동의안 부결 입장에서 벗어난 내부 이탈표가 최대 38표가량 나온 것으로 추산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계파를 떠나 한 목소리로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내 강경파 '처럼회' 일원인 문정복 의원은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는 짧은 글을 통해 심경을 나타냈다. 허영 의원도 "민주주의의 대원칙에 따라 개개인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소불위, 시대역행의 검찰독재 야당 탄압에는 한목소리로 맞서야 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비명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이번 표결에서 '부결'로 총의를 모아야 한다고 설파했던 설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표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설 의원은 이번 표결이 압도적 부결로 처리되면 이 대표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던 것에 대해선 "좀 지켜보자"고 잘라 말했다. 다수의 무효표 관련 질문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27. [email protected]
이번 이탈표에 대한 해석을 놓고는 비명계와 친명계 의원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비명계는 이번 표결에 관해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정당'으로 변해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표결 결과는 '이재명 방탄 정당'으로 계속 가는 것이 맞는지 회의감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런 노선으로 계속 가면 의원들 마음이 떠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슈를 선점하고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을 적확하게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어떤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면서도 "현재 저를 포함한 지도부에 대한 경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에 반해 '친명계'로 분류되는 지도부 의원들은 부결 결과를 강조하며 검찰탄압, 검찰정권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오늘 국회가 이재명 의원,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한 것은 (검찰의 수사가) 부당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의 폭압적 수사와 무리한 체포안을 국회가 제동을 건 것은 다행이고 당연한 일이다. 정적 죽이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야당탄압 중단하라"고 적었다.
수석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은 "정적제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검폭정권의 폭거는 국무위원까지 모두 동원했음에도 좌절됐다. 전열을 재정비하겠다. 검폭정권의 폭거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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