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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게임광고 이대로 괜찮나…해외게임사 배만 불린다

등록 2023.07.01 10:00:00수정 2023.07.01 21: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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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제는 강제성도 실효성도 없어

사전심의 도입해도 해외사업자 따를지 미지수

중국 게임사 37게임즈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시한 게임의 광고 이미지 (사진=37게임즈 게임광고 화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게임사 37게임즈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시한 게임의 광고 이미지 (사진=37게임즈 게임광고 화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 추앙 쿨 엔터테인먼트라는 중국 게임사는 2018년 4월 한국에 출시한 A게임은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몸 수색, 옷 찢기'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광고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 또 다른 중국 게임사 37게임즈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시한 B게임은 일본 성인 배우를 대표 모델로 내세워 여성을 맛에 비유하는 선정적인 광고로 비판을 받았다. 여성 캐릭터들에 '장미맛', '레몬맛', '복숭아맛', '우유맛' 등의 설명을 달고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한다.

#. 키프로스에 기반을 둔 모바일 게임사 넥스터즈의 C게임 광고에는 나무에 매달려있는 여성과 이를 발견한 남성이 나오고, 광고 하단에 '그녀를 돕는다' 또는 '약탈한다'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며 한국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외 게임사들의 선정적인 광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강제로 차단할 수 없어서 규제 당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임물산업법상 선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심의·시정 권고를 할 수 없다. 2019년 9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서 '게임광고자율규제위원회'를 발족하고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지금도 해외 게임사들의 선정적인 광고는 포털 사이트 배너나 동영상 스트리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버젓이 노출되고 있다.

그런데도 현행법상 이를 사전에 막거나 규제할 강제성이 없다. 게다가 해외 게임사 입장에선 차단되더라도 다시 게재하면 되기 때문에 근절되지 않고 되풀이된다. 이런 선정적인 게임광고는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게임으로 끌어들이며 단숨에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돈은 해외 기업이 벌고, 부작용은 한국 게임산업이 입는 구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선택할 때 정보를 얻는 경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의 게임 순위와 친구 추천에 이어 포털 광고가 24%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광고를 통해 선택하는 비중도 17.9%로 높다.

현재 게임광고의 경우 매체별로 민간심의기구에서 사전·사후심의를 하면서, 게임산업법에 따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실무적으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허위광고는 게임산업법에 따라 시정조치가 가능하지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광고의 경우 별도의 규제조항이 없어서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성수민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최근 열렸던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정책 세미나에서 "게임물 광고가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 하더라도 광고의 내용이 음란하거나 대상 게임물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받지 않는 이상 정보통신망법에 의해서도 규제가 어렵다"며 "이에 대한 심의제도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 변호사는 또 "게임산업법을 개정해 사전심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의 경우 게임광고는 사상·지식·정보 등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하는 것으로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돼 사전검열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헌법적 정당성을 위해 게임산업법에 민간기구의 사전자율심의제도를 규정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후심의 방안의 경우 현행 게임산업법 제34조를 개정해 선정적·폭력적 광고를 포함한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의 광고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위반하는 게임사업자 등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신속하게 사후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나현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과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업하고 있지만 소극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자율규제의 페널티가 약한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서도 내부 위원회에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더라도,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게임광고로 이용자를 끌어들여 돈을 벌려는 해외사업자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 과장은 "사전심의제도가 가장 강력한 해결 방법이겠지만, 과연 해외 사업자들까지 포섭할 수 있는 자율규제 방식이 될 것인가에 대해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제성 있는 사후심의제도 역시 현재 짧은 주기의 게임광고 형태를 볼 때 과연 효율성이 있을지도 검토돼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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