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미만 저연차 교사, 민원 많은 업무서 배제해야"
교육 시민단체 성명…"아동학대법·학폭법 개정 필요"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 화환이 놓여져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담임 교사 A씨가 지난 19일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2023.07.20. [email protected]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공교육의 붕괴를 보여준 작금의 세태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면서도 숨죽인 채 살아가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의 응어리를 무시한 채 공교육의 회복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동안 여러 붕괴의 신호가 있었음에도 제도 개선을 소홀히 여기며 수수방관한 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직 경력 5년 미만인 교사를 민원이 많은 업무에 배제하도록 제도화하고 초등학교 생활지도전담 교사제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민원 폭탄 업무를 저경력 교사에게 떠맡기는 것이 학교와 교육 당국의 무관심·무책임 속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와 소통 빈도가 잦은데 저경력 교사는 아직 학부모 민원 대응에 익숙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신규 및 저경력 교사들에게 학교 적응을 위한 수습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발령 직후 담임과 민감 업무를 병행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 규정 또는 교육부의 지침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또 "지금의 초등학교는 교과 수업과 생활 지도의 두 영역을 모두 담임이 맡고 있는 시스템으로 과도한 민원과 생활지도의 한계가 발생한다면 교사들은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10년 이상의 중견 교사들 중 희망자를 학생 생활지도만을 전담하는 교사로 임용하고 학년 당 1명까지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생활지도 전담교사의 수업시수를 주 10시간 미만으로 배정하고 학부모 민원과 학교 폭력 사안 대응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법)'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을 보완·개정하고, 각 학교에 '분쟁조정전문가'를 배치할 것을 권했다.
이들 단체는 "아동학대 예방과 처벌은 중요하나 아동학대법으로 신고당한 교사가 적절한 방어권을 가질 수 있게 해 보완해 교육적 관점에서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면서 "법적 분쟁이 생기면 교사 개인이 변호사를 고용해 대응하는 실정도 개선해 학교 차원에서 자문 변호사가 적극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5~10개의 학교로 구성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자문 변호사인 분쟁조정전문가를 1인 이상 배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의 학폭법은 학교의 상황과 시대적 흐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 학부모·교원·시민단체들이 함께 입법 초안을 만들어 사회적 합의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며 "학급 내 생활지도만으로 통제가 안 되는 학생 사안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학교 교육 공동체가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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