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유족 "경찰은 개인 문제로 몰고 학교는 은폐"
입장문 내고 경찰·학교 비판…"책임 물어야"
"고인, 돌발행동·학교폭력·악성민원에 고통"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학부모의 괴롭힘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신규 교사 추모 화환이 놓여 있다. 2023.07.29. [email protected]
유족들은 서이초 측에 대해서도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며 "명백한 범죄행위"라 밝혔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유족 측은 '서이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 이같이 비판했다.
유족들은 입장문에서 "동료 교사들의 증언들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며 "왜 새내기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나 드러나고 있다"고 적었다.
유족들은 "그런데도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며 "경찰은 심지어 유족들에게도 개인 신상 문제로 물아 유족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서이초 측이 고인이 학교폭력 업무를 맡지 않았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점도 문제 삼았다.
고인의 학급에서는 지난 12일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은 일명 '연필사건'이 있었다.
앞서 20일 서이초 측은 '본교 교사 사망 사안 관련' 첫 입장문에서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학생 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발생 다음날(19일) 마무리됐다'는 표현을 넣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공개한 입장문에서는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학부모의 괴롭힘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신규 교사에 대한 추모와 관계자를 규탄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3.07.29. [email protected]
앞서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에 총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사망한 교사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연필 사건'과 관련된 것이 2건이다. 숨진 교사는 2차 상담에서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족들은 "고인은 '연필 사건' 이후 관련 학부모의 전화와 악성 민원에 집중적으로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점 의혹 없는 명확한 진상규명과 수사가 이뤄져야 하며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길 바란다"며 "그리하여 다시는 고인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학교에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으로 근무하던 고인은 지난 18일 오전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