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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휴장 틈타 쏟아진 악재…올빼미 공시 '기승'

등록 2024.01.02 10:44:20수정 2024.01.02 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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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9일 공시 586건 게재

대표이사 구속, 영업정지 등 악재 잇따라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긴 명절 연휴나 연말 휴장을 앞두고 쏟아지는 '올빼미 공시'가 지난해 연말에도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이사의 구속사실을 비롯해 영업정지, 소송 패소 등 각종 악재가 지난해 말 휴장을 틈타 슬그머니 공시됐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휴장으로 증시가 쉬어간 지난해 12월29일 총 586건의 공시가 이뤄졌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163건, 코스닥이 132건, 코넥스 8건, 기타법인이 283건이었다.

이 가운데 일상적인 공시도 있지만 올빼미 공시도 적지 않았다. 올빼미 공시란 상장사가 투자자의 주목도가 낮은 시점에 회사에 불리한 악재성 정보를 공시하는 것을 뜻한다.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시기를 노려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통상 명절 연휴나 연말 폐장 시기 때 기승을 부린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 누리플렉스는 현 대표이사의 구속기소 사실을 공시했다. 누리플렉스의 주가는 앞서 지난해 12월28일 주가가 28.42% 급락해 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는데, 연말 휴장 기간 대표이사 구속기소 사실을 알린 것이다.

누리플렉스는 공시에서 "(대표이사가) 지난해 8월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향후 혐의에 대해 재판을 통해 다툴 예정"이라면서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21일부로 보석판결돼 회사에 복귀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정지 소식도 전해졌다. 하이소닉은 같은날 90억원 규모의 VCM(보이스코일모터) AF(자동초점) 사업의 생산·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매출액 대비 31.17%에 해당하는 규모로 영업정지 사유는 경기침체 및 원가부담 가중에 따른 수익성 악화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2차전지 부품 관련 제조사업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향후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주요 경영 사안을 휴장일에 슬그머니 공시한 만큼 올빼미 공시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송 패소 소식도 줄을 이었다. 엘엠에스는 신아티앤씨가 제기한 83억5500만원 규모 물품대금 소송이 제기됐으며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일부 인용했다고 공시했다. 코스피 상장사 한익스프레스 역시 한화에너지가 제기한 69억1500만원 규모의 수입목재펠릿 공급계약 관련 클레임 및 중재 신청이 대한상사중재원으로부터 인용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익스프레스는 자기자본 대비 9.4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갚아야 한다.

이밖에 엑서지21은 10억원 규모의 음식물처리기 물품공급계약이 계약 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에 따라 해지됐다고 알려왔고, 시노펙스, 한익스프레스 등은 자기주식 처분 사실을 공시했다. 통상 자사주 매각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연말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에 별도 팝업을 띄워 상장사들에게 올빼미 공시를 근절할 것을 주지한 바 있다. 금감원은 당시 공지에서 "공시 대상 법인은 연휴 전일의 정규장이 종료되기 전 주요사항 등이 공시될 수 있도록 이사회 결의 등 필요한 절차를 이행한 후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시해 주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업에 불리한 악재성 정보를 연휴 시작 직전에 공시해 투자자, 언론 등의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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