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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태영건설' 될까 불안한 건설사들…신용등급 하락 노심초사

등록 2024.01.04 06:00:00수정 2024.01.04 06: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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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한기평 등, 일부 건설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신용등급 하락에 위기 극복하던 회사들 기회 박탈"

전문가 "개별 기업 사안, 건설업 전체 확대해석 안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열린다. 산업은행에서 열리는 채권단 설명회에선 태영건설 대주주가 자구노력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현재로선 에코비트, 블루원 등 계열사 매각 등이 먼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열린다. 산업은행에서 열리는 채권단 설명회에선 태영건설 대주주가 자구노력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현재로선 에코비트, 블루원 등 계열사 매각 등이 먼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사실 절대 수치로만 보면 영업이익 유지를 한 것인데도 전반적인 건설업계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신용평가사에서 등급을 깎아버리는 바람에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려던 회사들도 이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A 중견 건설사 관계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이후 건설업계 자금난이 더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건설업계의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책정하기 시작하면서 건설사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4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건설사 20여곳 중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곳은 GS건설(A+), 롯데건설(A+), HDC현대산업개발(A), 신세계건설(A) 등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금융시장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당분간 신규 자금조달은 물론 기존 차입금과 PF 유동화증권 등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초부터 경기대응력이 저하된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PF 우발채무와 유동성 대응 상황, 미분양, 공사대금 미회수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용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4곳이 우선 신용등급 재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달 27일 '건설업 단기등급 정기평가 결과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GS건설,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GS건설과 동부건설의 신용등급 하향과 관련해 지난 수년간 투자 확대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주택경기 저하 및 시장 환경 악화 등으로 단기간 내 기존의 등급수준에 부합하는 재무구조를 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용평가사들의 보수적 평가를 받은 일부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혹여나 이후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는 데 어려움이 생길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이익 대비) 부채 규모가 터무니 없이 차이가 많이 난다면 답이 없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 경우도 있는데, 신평사에서 '못 갚을 것 같다, 불안하다'고 해 버리면 다들 신평사 말을 믿지 누가 우리의 말을 믿겠느냐"며 "사실 내용 자체만 보면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신평사들이 평가 등급을 매겼을 때와 거의 똑같은 내용이 많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태영건설과 같은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건설업계 전체의 문제로 확장하기에는 섣부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PF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금융기관들은 신규대출, 만기연장, 브릿지론 전환 등과 관련해 건설업에 더욱 보수적인 방침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개별 기업의 사안을 건설업 전체로 확대 해석하진 않았으면 한다"며 "조선이나 철강처럼 업체 수를 손으로 꼽을 수 있는 분야와 달리, 건설업체는 다수이기 때문에 일부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건설산업이 쓰러지거나 위기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직후 정부부처 합동 설명회를 열어 시장의 불안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이 사라지지 않자 '건설산업 신속 대응반' 운영을 시작했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을 반장으로 한 대응반은 건설·PF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공사 차질이나 수분양자, 협력업체의 피해가 없도록 유사시 신속한 대응에 나선다. 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진현환 1차관은 "조만간 건설업 지원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며, 신속 대응반을 중심으로 건설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PF 시장 불안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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