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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유급 가시화하나…의과대학들, 이르면 다음주부터 수업 재개(종합)

등록 2024.04.05 11:21:22수정 2024.04.05 13: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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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휴강 거듭한 끝에…"마지노선 임박"

전북대·경북대, 이달 8일부터 의대수업 강행

가톨릭대·가관대는 4월15일부터 수업 재개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지난 5일 경기도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4.03.05.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지난 5일 경기도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4.03.05. jtk@newsis.com

[세종=뉴시스]성소의 이태성 수습 기자 =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따라 휴강을 거듭하고 있는 대학들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업을 재개한다. 그러나 의정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의대생들이 단체행동을 접고 학교로 돌아올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대학들의 '휴강 마지노선'이 다가오면서 의대생들의 단체 유급 위기도 가시화하고 있다.

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으로 학사일정을 조정했던 대학들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업을 재개한다.

통상 대학들은 학칙에서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한 학생에 F학점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한 과목이라도 F학점 처리되면 유급되기 때문에 장기간의 결석이 유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피해를 막고자 대학들은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지난 2월20일부터 수업, 실습을 중단하거나 개강을 미뤄오고 있다.

하지만 고등교육법과 학칙에서 정해놓은 수업일수를 준수하려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업을 강행해야 한다.

전북대는 의대생들의 행동 여부와 관계 없이 오는 8일부터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을 고려해 비대면 수업도 함께 진행한다.

대면 수업은 물론 비대면 방식까지 총동원해 여태 빠진 수업을 최대한 메우고, 오는 8월 초까지 촘촘하게 수업을 진행해야 결손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전북대 측 설명이다.

통상 6월 셋째주~넷째주에는 마무리되는 1학기 수업이 올해는 8월 초까지 밀리면서 방학 기간도 한달 이내로 단축된다.

경북대도 전북대와 같이 오는 8일부터 수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톨릭관동대는 지난달 4일부터 세차례 휴강을 진행한 끝에 이달 15일을 수업 재개일로 정했다. 다만 15일 이후에도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재차 수업을 미룰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가톨릭대도 의대생들에게 단체 문자를 돌려 4월15일을 개강일로 못 박았다. 이날부터는 학생이 학교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더 이상의 휴강 없이 수업을 재개하는 것이다.

총 세 차례 수업을 연기한 중앙대도 다음 달 1일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중앙대 학칙에 따르면 1학기 동안 진행해야 하는 최소 수업일수는 16주로, 이날부터 수업을 시작해야 최소 수업일수를 확보할 수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일부지만 수업을 듣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수업을 열어야 한다"며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경희대는 당초 계획상으로는 4월에 수업을 재개하려 했지만,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방학을 없애고 수업을 재차 미루는 방식도 고민 중이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없이 7월부터 1·2학기 수업을 한꺼번에 소화하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하고 있다.

경희대 관계자는 "7월에 수업을 시작하면 여름방학, 겨울방학 없이 계속 2월까지 수업을 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학 다른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전했다.

학칙상 휴학이 불가능한 예과 1학년 학생들은 예정대로 수업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관동대, 경희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예과 1학년 학생들도 이번주부터 수업 거부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는데도 오랜 기간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예과 1학년들도 예외 없이 유급 처분된다. 이 경우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들과 올해 예과 1학년 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서울권 7개 의대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만큼 예과 1학년 학생들의 유급까지 겹치면 정상적인 수업 진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휴학계 수리를 요구하는 의대생들과 동맹휴학은 허가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 중인 교육부 사이에서 대학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학생들은 휴학을 원하는데, 교육부에서 해주지 말라고 해서 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해줘야 될 지에 대해 모든 대학들이 다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회(대전협) 위원장의 만남이 전날 성사됐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만큼 의대생들의 집단행동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박 위원장이 전날 윤 대통령을 만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는 글을 올려 실망감을 표출한 만큼 의정 갈등도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victor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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