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찰 이번엔 음주측정 거부…기강해이 심각

[대구=뉴시스] 대구경찰청 전경. (사진 = 뉴시스 DB) 2024.04.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경찰이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 음주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고주망태 상태로 운전대를 잡거나 주먹을 휘두르는 등 비위 행위가 잇따르며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16일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중부서 형사과 소속 A경감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경감은 이날 오전 1시께 경북 경산시 중방동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만 운전했으며, 동승자가 아파트까지 승용차를 몰았다"고 주장하며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

A경감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당시 동승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경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후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음주뿐만이 아니다. 성, 갑질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인사 조처되며 지역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1일 지역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B경정이 부하 여직원에게 성 비위를 저질렀다는 신고가 접수돼, 성 비위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방침에 따라 타 부서로 인사 발령됐다.

중부경찰서 소속 C경감은 여러 차례 같은 팀 직원에게 퇴근 후 식사 자리를 권유한 갑질 의혹이 제기돼 전출됐다.

3월 11일에는 서부경찰서 교통조사계 소속 D경위가 서구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중 식당 업주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음주 폭행을 저질렀다.

같은 달 7일에는 수성경찰서 형사과 E경장이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인 상태로 수성구 황금동의 한 골목길에서 주차하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

이보다 앞선 6일에는 남부경찰서 교통과 소속 F경감이 술에 취해 차를 몰던 중 수성구 황금동 고가도로에서 앞서가던 차량 뒤 범퍼를 스치고 도주했다. 당시 F경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였다.

한 달에 3번꼴로 대구 경찰 조직 내에서 음주 등 각종 비위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기강 해이를 넘어 '참사' 수준이다.

대구 시민단체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권한이 높아졌다. 자치경찰제가 되면서 주민 친화적인 치안 등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계속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경찰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권한이 커지고 사회질서 확립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더더욱 엄격히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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