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연중 최고치…신용비율 상위 종목 뭐 있나
'빚투' 연중 최고치…단기 고점 부담
신용잔고율 상위 종목, 투자 유의해야
2024년1월~6월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자료=금융투자협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빚 내서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2800선을 넘어 2만5개월 만에 신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미국 증시도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단기 고점에 따른 부담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내 신용거래융자는 20조243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신용거래 융자가 높은 시기에는 신용비율 상위 종목들에 대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신용잔고율은 신용거래 매수량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다는 것이다. 이른바 '빚투' 거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수급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증시가 급락해 종목들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돼 투자자는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고, 이 영향으로 주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신용잔고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HB테크놀러지(9.02%)다. HB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 및 2차전지 검사장 비기업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공정 자동광학검사(AOI)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HB테크놀러지는 지난 2월 4%대 불과했던 신용잔고율이 아이폰 출시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9%까지 증가했다.
디케이락(9.00%)은 계장용 피팅(Fittings)·밸브(Valve) 제조업체다. 최근 '대왕고래' 프로젝트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신용잔고율이 2주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외에도 브리지텍(8.81%), HB솔루션(8.73%), 우림피티에스(8.54%), 아가방컴퍼니(8.49%), 바이오플러스(8.33%), 켐트로닉스(8.29%),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8.18%), 우진(8.16%) 등이 신용잔고율 상위권에 올라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신용융자거래는 일종의 가수요로 무분별하게 활용될 시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투자자의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용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은 시가총액이 작고, 변동성이 높은 고위험 주식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용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주식시장 하방 위험이 가중될 시 고위험 종목군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고점 차익실현과 고용 및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날 엔비디아는 3% 넘게 하락하며 마이크로소프트에 시가총액 1위를 반납했다. 또 애플(-2.15%)과 브로드컴(-3.77%) 등 기술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고점 부담 속 선물옵션만기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차익실현 매물 대거 출회된 기술주 약세가 국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주말을 앞둔 경계심도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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