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 與 필리버스터 속 통과된 방송4법…대체 어떤 법률이길래
방통위법·KBS·방문진·EBS법 통과…與 필리버스터 속 野 단독처리
방통위 회의 4인 이상 출석 개의…과반수 찬성으로 의결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 넓히고 사장은 국민추천위 통해 추천
대통령 재의요구 전망…국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험로'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야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상회되자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2024.07.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육방송공사법(EBS법)을 마지막으로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 법안인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법(방통위법), 28일 방송법, 29일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30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순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여당(국민의힘)은 이를 막기 위해 지난 25일 오후 5시 30분경 시작해 필리버스터는 총 111시간 27분가량 진행됐다. 역대 두 번째 최장 시간이다. 방송4법을 놓고 5박 6일간 ‘본회의 상정→필리버스터→24시간 뒤 강제 종료→야당 단독 처리’가 반복된 것이다.
[과천=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KBS, MBC, EBS 임원 선임 계획에 관한 건 등 제32차 방통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6.28. [email protected]
공영방송 이사진 확대·국민추천위에서 사장 후보 추천…방통위 2인 의결 금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통위법은 위원 5인 중 4인 이상의 위원 출석으로 회의를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는 회의운영과 관련된 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에서는 방통위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 요구가 있는 때 소집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다.
현재 방통위원 5인 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위원 3인은 국회에서 추천한다. 한동안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있는 상황에서 의결을 진행해 왔다.
야당은 최소한의 출석 인원수를 정하고 있지 않아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출석만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사정족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법·방문진법·EBS법은 각 KBS,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EBS 이사 수를 21명으로 증원하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 및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 다양한 주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공영방송 사장을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천하도록 한다.
현재 KBS, EBS 이사는 11명, 방문진 이사는 9명이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장은 이사회가 임명을 제청하고 국회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EBS 이사와 사장은 방통위가 임명한다. 방문진 이사의 경우 방통위가 임명하고, 이 이사진이 MBC 사장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與 '대통령에 거부권 건의" vs 野 "독재의 길로 가겠다는 것"
방송4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실제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야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해 필요한 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여당은 반대로 지난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것을 이번에 처리하려는 것을 지적하며 오히려 민주당이 방송을 장악하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공영방송 독립성과 공공성 보장을 위해서는 야당 단독이 아닌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방송4법 강행 처리 규탄대회에서 "방송 장악 4법은 문재인 정권이 민주노총 언론노조와 한편이 돼 장악했던 공영방송을 영구적으로 민주당 손아귀에 쥐겠다는 악법 중에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현행법에 따라 이사를 구성해 놓고 정권을 잃고 야당이 되니 영구적 방송 장악을 위해 친야권 노조 인사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야당 단독 결의로 인한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변경과 관련해서는 공영방송 제도의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상황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반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어이 거부한다면 독재의 길로 가겠단 선언"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심을 이기는 어떤 정치도 없다. 국민이 선택한 국회를 통해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여야가 부딪치는 이유는 방통위가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은 8월 12일, KBS 8월 31일, EBS는 9월 14일에 각각 이사 임기가 끝난다.
방통위는 이미 3사 이사 지원자 접수를 마친 상황이다,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 지원자를 대상으로는 국민의견 접수도 했다. KBS 이사에는 53명, 방문진 이사에는 32명이 지원했다. KBS와 방문진 이사 지원자에 대해서는 선임 의결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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