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날 더워지면 범죄도 늘어"…특히 성범죄 기승

등록 2024.08.07 07:00:00수정 2024.08.07 09:32: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여름철 야외활동 늘고 불쾌지수 높아져

"최저기온 높아질수록 폭력범죄 증가"

불법촬영 등 성범죄 여름철 발생 몰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06.18.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06.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이제 장마 끝나고 날 더워지면 출동도 더 늘겠죠"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안 일선에선 각종 범죄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경찰관은 "보통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4월부터 범죄 발생율이 높아지다가 9월을 기점으로 떨어진다"며 "여름철은 불쾌지수가 높고 밖에서 술을 많이 마셔서 폭력 사건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발생 및 검거 건수는 여름철인 3분기(7~9월)에 가장 많았다.

강력·마약범죄를 주로 수사해 온 경찰은 "통상 여름철 집중단속기간을 거쳐 7월 말 검찰에 송치하기 때문에 3분기 검거건수가 늘어나는 것"이라면서도 "체감상 폭력범죄는 여름철 많이 발생하긴 한다"고 전했다.

다만 마약범죄의 경우 경찰이 먼저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하는 인지사건이 대부분이라 발생건수에 집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경찰청 범죄통계

[서울=뉴시스] 경찰청 범죄통계

국내외에선 높아진 불쾌지수가 폭력 사건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날씨 및 요일 특성과 범죄 발생의 관계의 분석' 연구에 따르면, 폭력범죄는 최저기온이 높을수록 발생 건수가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2년 발표한 '폭염과 정신건강' 보고서는 "주변 온도가 1~2도만 올라도 폭력범죄가 3~5% 증가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209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든 범죄가 최대 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 콜롬비아대 공공보건대학원·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공동연구팀도 시카고에서 기온이 평균보다 10도 높아지면 전체 총격 비율이 33.8% 더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여름 피서 절정기인 4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4.08.04.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여름 피서 절정기인 4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4.08.04. [email protected]

국내에선 5대 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성범죄) 중 특히 성범죄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의 '2023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성폭력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계절은 여름(29.4%)이었다.

불법촬영 범죄는 휴가철인 7~8월에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촬영 검거 건수는 6626건 중 7~8월에 1297건(19.6%)이 발생했다.

이윤호 교수는 여름철 성범죄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야외활동이 늘어 잠재적인 표적이 많고, 날씨로 노출이 심해지기 때문"이라며 "물론 노출이 심해진다고 성범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계성이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며 불법촬영 피의자들이 연이어 체포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1일 해수욕장에서 다수의 여성을 불법 촬영한 40대 남성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도 지난달 29일 70대 남성이 여성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로 붙잡혔다.

관광지가 있는 지자체와 관할 경찰청은 휴가철 성범죄 예방활동을 진행 중이다. 피서객이 몰리는 주요 해수욕장에서는 불법촬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합동 단속을 실시하고, 탈의실과 샤워장에서 불법카메라 점검에 나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