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이 만든 음란 합성사진…충주 A고교 '발칵'
[충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 충주 A고교 학생들의 음란 합성사진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연루된 학생들의 실명이 공개돼 있다.(사진=인터넷 캡쳐)[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합성사진을 만든 학생들과 같은 방에 있던 학생들까지 신상이 털리고 가해자로 몰리면서 예기치 않은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27일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A(18)군 등 2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등의 반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수학여행지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의 얼굴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했다. 같은 방을 쓰던 남학생들과 사진을 본 뒤 그 자리에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제의 사진을 찾기 위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휴대전화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만든 합성사진의 존재는 곧 잊히는 듯했으나 최근 피해 여학생이 이 사실을 전해 듣게 되면서 공론화했다.
교육 당국은 피해 여학생 측의 신고에 따라 사건을 경찰에 넘겼고, 경찰은 조사를 거쳐 문제의 사진을 만든 2명을 입건했다. 1명은 여학생 사진을 제공한 혐의, 1명은 이를 음란 사진과 합성한 혐의다.
공부 잘하던 고교생들은 장난으로 만든 합성사진 때문에 형사처벌 위기에 몰렸고, 피해 여학생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처벌 대상은 동영상이나 사진을 편집·합성·가공한 자와 이를 반포한 자다. 단순히 사진을 봤다는 이유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 인터넷커뮤니티에는 같은 방에 있던 학생 5명 모두의 실명을 공개한 게시물이 적지 않다.
합성사진 제작에 가담하지 않은 3명은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으나 학교폭력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졸지에 가해자로 몰리고 있다.
교육 당국이 피해 여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합성사진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 3명과 이를 만든 2명 등 5명을 학폭위 심의에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음란 합성사진 제작에 관여하지 않은 남학생 3명의 부모는 아연실색하고 있다.
가해자를 5명으로 규정하고, 자녀를 음란 합성사진 제작 가담자로 낙인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 작성자 등을 이날 경찰에 신고했다.
한 학부모는 "(같은 방에 있던 가해 학생들이) 수근거리면서 보길래 봤는데 그런 사진이어서 얼른 지우라고 했다더라"면서 "악의적으로 사진을 본 것도 아닌데, 아이가 갑자기 파렴치범으로 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경찰의 성폭력 수사와는 별개로 피해자의 진술에 따라 사진을 만들고 이를 본 학생 5명에 대한 학폭위 심의를 하기로 한 것"이라며 "피해자가 언급한 학생들을 (학폭위에) 올린 것일 뿐 다른 의도나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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