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공의들 "전공의 대표 수사? 최악 자충수"
경찰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소환 조사
서울대병원 전공의 비대위 5일 성명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9.05. [email protected]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횡포에 깊은 분노와 절망을 표명하며 정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의료계에 돌리고자 전공의들에 대한 강압적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최악의 자충수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대표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와 관련해 조사 받기 위해 오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했다. '빅5' 병원 전공의 대표 중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은 박 대표가 처음이다.
비대위는 "군부 독재를 연상케 하는 검경 독재가 본격화됐다"면서 "사태의 본질은 전공의들이 누군가의 사주로 인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일방적이고 근거 없는 정책 추진 강행으로 인해 더 이상 수련을 이어 나갈 의미를 상실해 각자 개별적으로 사직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이번 사태의 주동자를 찾는다며 경찰력을 동원해 사직 처리 완료된 전공의들을 지속적으로 겁박하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6개월이나 지났으며 사직 처리까지 완료된 현 시점에서 젊은 의사들을 어떤 이유로 소환 조사하는 것인지 경찰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도 한 사람의 국민으로,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는 권위주의 독재에 대한 향수이자 자유주의 사회의 퇴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쓰게끔 주도한 사람을 굳이 꼽자면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아니고, 각 병원 대표를 포함한 전공의는 더더욱 아니다"면서 "바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거짓과 기망이 의료를 붕괴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는 정부에 대한 오해와 편결일 뿐이라며 잘못된 정책이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기 전 원점에서부터 다시 의료계와 논의하자는 합리적인 요구안에는 현실 인식이 의문이라는 조롱만이 대통령실에서 돌아올 뿐"이라고 했다.
또 "심지어 대통령은 의료 현장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환자 곁을 지키던 의사들, 보도를 위해 힘쓰는 기자들에게 의료 현장에 직접 가보라며 훈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의료를 불과 몇 개월 만에 철저히 파괴한 정부가 이젠 공권력을 동원해 한 때 대표였다는 이유 만으로 젊은 청년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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