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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재단, 조개의 육상 담수 생태로 서식지 이동 경위 밝혀

등록 2024.10.22 17: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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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박중기 교수팀, 대륙이동 때 육상이동 확인

분자시계 이론 적용…담수 이매패류 기원 분석

[대전=뉴시스] 판게아 대륙이동에 따른 중생대 지질학적 시기별 이매패류의 육상 담수 생태계로의 서식지 이동 설명도.(사진=박중기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판게아 대륙이동에 따른 중생대 지질학적 시기별 이매패류의 육상 담수 생태계로의 서식지 이동 설명도.(사진=박중기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바다에 살던 조개들이 어떻게 육지의 담수 생태계로 이동했는지 경위를 밝혀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화여대 박중기 교수팀이 강이나 호수 같은 담수 생태계에 서식하는 조개류의 조상이 1억9000만 년 전 하나의 초대륙이던 판게아가 남반구와 북반구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바다에서 육상으로 이동해 진화했음을 증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조개류는 분류학적으로 이매패류에 속하고 좌우 대칭의 껍데기를 갖고 있다. 이번에 박 교수팀이 이매패류의 육상 담수 생태계로 서식지 이동과 진화과정에 대한 진화생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지구상 모든 육상 생물은 바다에서 기원했다고 믿고 있다. 약 2억5000만 년 전 고생대 말 페름기에 지구 생명체의 90% 이상이 대멸종한 이후 중생대 초 트라이아스기에 어류, 양서류, 연체동물이 담수 생태계로 이동해 진화적 적응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 생물 종이 어떤 시기에 어떤 과정을 통해 서식지를 이동했으며 그에 따른 적응과 진화과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전 세계의 담수, 기수 및 해양에 서식하는 이매패류의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의 계통진화분석과 화석기록을 바탕으로 '분자시계' 이론을 적용해 담수 생태계에 서식하는 이매패류의 기원을 분석했다.

기수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수역이고 분자시계(molecular clock)는 진화생물학에서 DNA 혹은 단백질 서열상의 단위 시간 당 돌연변이 속도를 이용해 생물 종들 사이에 분화된 시간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 고생대 이후 약 1억9000만 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서 쥐라기에 걸친 시기에 판게아가 북반구(Laurasia)와 남반구(Gondwana)로 분리되는 대륙이동이 진행되면서 해양에 있던 이매패류가 담수 생태계로 이동, 독립적인 적응진화를 이뤄 현재에 이르렀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생대 초 트라이아스기 판게아가 북반구 대륙인 라우라시아(Laurasia)와 남반구의 곤드와나(Gondwana)로 분리돼 이들 사이에 거대한 고대의 바다를 형성했던 테티스 해(Tethys Ocean)가 점차 확장되는 과정에서 북미대륙 해양에 서식하던 조상 종 일부가 남미대륙의 육상 담수생태계로 서식지를 이동, 현재 북미 및 남미 대륙의 담수생태계의 분포를 대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약 1억4000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말까지 곤드와나 대륙의 일부를 함께 구성하던 오스트랄리아(Australia) 및 인도(India) 대륙의 해양에 서식하던 일부 조상 종들이 담수환경으로 서식지 이동을 통해 현재 아시아 대륙 및 오세아니아의 담수생태계로 적응진화를 일으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연구팀은 또 담수 생태계는 진화학적으로 다양한 생물이 육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징검다리로 육상 생물의 다양성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식수 공급, 수질 정화, 홍수조절과 같은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인류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중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생대 초기에 일어난 조개의 담수 생태계로 서식지 이동에 따른 적응진화와 전 세계에 분포하는 이매패류의 생물지리학적 분포특성의 근본 원인을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며 "지구상에 있는 다양한 동·식물의 육상 담수 생태계로 진화과정과 대륙이동에 따른 생물의 분단분포 원인을 규명하는 중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지난달 28일 발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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