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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버스노조, 수능일 '침묵 집회'…준공영제 개편 항의

등록 2024.11.12 09:29:25수정 2024.11.12 09: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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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안으로 버스회사 폐업하고 구조조정할 것"

14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부근 침묵 집회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3월28일 서울 소재 시내버스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있다. 2024.03.2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3월28일 서울 소재 시내버스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있다. 2024.03.2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버스 기사들이 이에 반발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200여명이 참가하는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시내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운송수지 적자분을 정산 후에 전액 보전하던 사후정산제를 다음 해 총수입과 총비용을 미리 정해 그 차액만큼만 지원하는 사전확정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는 인건비와 연료비의 경우 많이 써도 모두 실비로 보전해주는 정산 방식을 상한선을 정해 보전해주는 표준단가 정산제로 바꾼다.

이를 통해 버스 회사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수입 증대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게 하는 한편, 정산업무 간소화로 행정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이에 대해 버스회사들로 구성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버스 기사들이 중심이 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위원장 박점곤)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다.



그랬던 버스 노조가 12일 준공영제 개편안에 반대한다며 항의 집회를 예고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점곤 서울시 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3월27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열린 막판 조정에 참석해 노동조합 측 입장을 말하고 있는 모습. 2024.03.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점곤 서울시 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3월27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열린 막판 조정에 참석해 노동조합 측 입장을 말하고 있는 모습. 2024.03.27. mangusta@newsis.com

버스노조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시는 버스회사에 정해진 금액만 지급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은 자발적으로 경영 혁신과 비용 절감을 하라고 지시하고 있다"며 "결국 수익이 나지 않는 버스 노선과 버스회사는 폐선 또는 폐업으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고 서울시민의 대중교통 이용권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수의 버스회사는 결국 아낄 수 있는 금액은 인건비 밖에 없다며 추후 준공영제 제도가 개선되면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고 노동자에 대한 징계권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노조는 또 "버스회사는 임금교섭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 밖에 없으며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는 회사를 상대로 노동3권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며 "버스회사는 인건비를 아끼려 정년이 지난 고령자의 채용을 늘려나가게 될 것인데 극한의 노사갈등과 대규모 노선 감축, 고령운전자의 증가로 인한 피해는 결국 모두 서울시민만이 받게 된다"고 예상했다.

노조는 이번 개편안 발표 전에 노조와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더 큰 문제는 서울시민의 이동권에 심대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준공영제 제도 개선'을 발표할 때까지 현장에 있는 노동조합과 버스회사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고 앞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오는 14일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14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부근에서 서울시 준공영제 개편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투쟁 선포 집회를 연다.

당일 수능이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노조는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종전 집회와는 달리 '침묵 집회' 형태로 진행된다. 참석 인원은 약 200명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불발된 28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울시버스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3.2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불발된 28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울시버스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3.28. kmn@newsis.com

노조는 "준공영제 개편은 시민들의 이동권과 생존권에 직접적이고 막대한 영향력이 있는 만큼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일선의 버스회사 관계자들의 참여가 보장된 기구에서 숙고해 논의하며 장단점을 파악한 후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당장 보이는 대권의 꿈에 눈이 멀어 현실을 외면하는 지도자를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현장과 함께 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리더의 모습을 갖춰나가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준공영제 개편안에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송도호 의원(관악1·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장과 현실을 전혀 무시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탁상에서만 결정되는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또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은 갈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없다"며 "서울시가 발표한 개편안에 대해 노사 간의 갈등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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