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예대금리차 줄여라" 재차 압박…은행 대출금리 내려갈까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시내 시중은행 ATM기. 2024.10.20. [email protected]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김병칠 은행 담당 부원장 주재로 은행장 간담회를 열어 가계대출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는 이어가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대금리차를 은행장들이 직접 점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따라 대출금리를 올린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대출금리는 그대로 둔 채 예금금리만 내리면서 또 이자장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확대 현상에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은행들을 압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5일 임원회의에서 "은행 예대금리차는 연초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최근 몇 달 동안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신규 취급 기준 가계대출(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금리차는 평균 0.734%포인트로 전월 0.57%포인트에서 0.164%포인트 확대됐다.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5~7월까지 3개월 연속 줄며 저점을 찍었지만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확대됐다.
이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9월 5대 은행의 평균 정책서민금융제외 가계대출 금리는 4.128%로 전월 3.938%에서 0.19%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394%로 전월 3.368%에서 0.02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난 뒤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잇달아 내렸음을 감안하면 10월에는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장들은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통상 수신금리에 먼저 반영된 이후 대출금리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에서 예대금리차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따라 대출 수요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은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과 한도 축소, 비대면 상품 판매 중단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누그러진 상황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8월 9조2000억원 증가를 기점으로 9월에는 5조6000억원, 10월에는 3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점차 축소됐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가계대출은 상당 부분 안정화 추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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