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 한투 홍콩법인장 "아시아 지역 금융 거점될 것"
"日 노무라·다이와증권 따라잡는 게 목표"
"홍콩, 법인세 낮고 조세 구조 단순 장점"
[홍콩=뉴시스] 박은비 기자 = 주명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이 지난 12일 인터뷰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10년 뒤에는 '키스(KIS·한국투자증권) 인터내셔널'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홍콩법인(KIS ASIA)이 중간지주회사로 아시아 지역 한투를 모두 묶는 거점이 되길 바랍니다."
주명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은 지난 12일 홍콩 현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투 홍콩법인은 랜드마크인 센트럴 주요 건물과 연결된 자딘 하우스(Jardine House)에 위치해있다.
주 법인장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들이 거의 매트릭스로 돼 있어서 본사에 있는 본부가 현지법인들의 여러 기능을 다 갖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 저희 경험상 확장성이 없다. 본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한투는 해외 비즈니스 위주로만 하는 KIS 인터내셔널로 본사랑 분리하는 걸 궁극적으로 추구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능을 가져가야 우리가 추구하는 해외 사업 독립성이 발휘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각 루피아, 동으로 로컬 비즈니스를 하는데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역외 미 달러(USD) 조달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그럴 때 현지 법인들은 로컬 통화를 들고 있어 서비스를 할 수 없지만 해당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곳이 홍콩"이라고 설명했다.
한투 홍콩법인은 지난 1997년 12월2일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6607억원, 당기순이익 369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8일 기준 직원은 36명으로 외국인 현지 채용 21명, 한국인 현지 채용 13명, 본사 파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투는 금융사 고유 계정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프롭 트레이딩과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운용, 해외 대체투자 상품과 기업금융(IB) 딜 소싱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해왔다. 최근에는 해외 인수금융, 대체투자 외에 아시아 발행사 대상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발행 영업을 시작하면서 수익을 창줄하고 있다.
그는 "채권 트레이딩과 브로커리지로 일반적인 비용은 전부 커버가 되고 여기에 기업금융(IB), 트레이딩 일부를 얹어서 수익을 내는 게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일본계 노무라·다이와증권을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했다.
[홍콩=뉴시스] 박은비 기자 =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 사무실 입구. 2024.1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투 홍콩법인은 올해 7월 필리핀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스타랜드(Vista Land & Lifescapes) 발행을 주관했다. 국내 증권사가 필리핀 현지 기업 글로벌 본드 발행을 주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 HSBC와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고, 발행액의 두배가 넘는 주문이 몰리자 추가 증액 발행에서는 한투가 단독 주관사를 도맡기도 했다. 발행 규모는 48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영입한 직원들이 최근 2925억원 규모의 몽골 국채 주택금융기관(MIK) 달러채 발행을 주관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에는 홍콩거래소에 파생워런트 상품을 상장해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을 시작한 바 있다.
주 법인장은 "저희 대표가 2030년까지 모든 수익의 30% 정도는 해외에서 내겠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10%가 안 되는 수준"이라며 "목표대로 하려면 결과적으로 전 측면에서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홍콩법인만 잘한다고 글로벌 비즈니스가 크는 건 아니다"라며 "홍콩 법인이 아시아에서 유기적으로 헙업하면서 아시아 태평양(APAC) 파이를 키워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홍콩법인) 본연의 역할에 더해 인니, 베트남 등 특별 요구사항이 있을 때 받아줄 역량을 키우기 위해 좋은 인력을 채용해서 키우는 것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 들어가기 위한 관문"
이와 함께 "해외 유수 기업이 아시아에서 상장한다고 하면 홍콩으로 오려고 하지 싱가포르로 가는 경우는 없다"며 "샘소나이트, 프라다 등이 홍콩에 올라와 있고,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들어서는 다시 확장세로 IPO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이 말은 기본적으로 주식시장도 살아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거의 30%에 육박하는 법인세가 홍콩에서는 16.5%로 낮고 구조가 단순해 기업에 친화적인 조세 환경이라는 게 주 법인장 설명이다. 홍콩은 부가가치세, 판매세, 자본이득세, 부동산세 등이 없다.
그는 자주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싱가포르를 언급하면서 "홍콩과 싱가포르는 경쟁 관계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본다"며 "서로 다른 관문 격인데 홍콩은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을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라면 싱가포르는 동남아향 관문으로 나뉜다"고 덧붙였다.
[홍콩=뉴시스] 박은비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금융감독원이 서울시·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공동으로 개최한 투자설명회(IR)에 참여한 직후 자체 행사인 'KIS 나잇(Night) in Hong Kong 2024'를 진행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건 몰라도 'KIS 나잇'은 꼭 보고 가세요"
한투는 이날 공식 IR이 끝난 뒤 같은 호텔 건물 11층에서 자체 행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투자 기회나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 행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을 비롯해 케빈 스니더(Kevin Sneader)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본부 회장, 샹둥 양(X.D. Yang) 칼라일 아시아 대표 등 글로벌 금융투자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사명은 고객 필요에 부합하는 최상의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며, 그 해답은 글로벌 시장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서 전 세계 자본과 금융의 흐름이 교차하는 홍콩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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