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게시판 논란 격화…친윤 "韓, 손쉬운 확인 회피" 친한 "한동훈 죽이기"(종합)
친윤 김은혜 "똑부러진 한동훈 어디 갔나…해결 간명"
친한 신지호 "'읽씹' 논란과 닮아…윤한 갈등 기생자들"
당 사무처 "전수조사서 문제 소지 게시글은 12건 불과"
한동훈, 측근들에 "아니라고 해도 공격 계속될 것" 전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당 대표비서실 관계자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2024.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재혁 기자 =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으로 계파 간 신경전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명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갔고, 일부는 한 대표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를 '한동훈 죽이기'라며 맞섰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은혜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매사 똑 부러진 한 대표는 어디로 갔나"라며 "누가 당 대표와 대표 가족 이름을 빌어 차마 옮기기 민망한 글을 썼는지 손쉬운 확인을 회피하며 명색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2주 넘게 갈팡질팡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밝힐 수 없는 것인지, 밝힐 자신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에게는 간단한 일이 왜 당 대표 앞에서는 어려운 일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해결은 간명하다. '가족이다. 아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도용을 조치하겠다.' 당 대표로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당원 게시판에 발목이 잡혀 쇄신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성찰을 외면하면 우리 당은 우리가 비판하는 민주당과 무슨 차이가 있나"라고 했다.
강승규 의원도 이번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무 감사를 촉구했다. 현재 친한계는 당 차원의 감사보다는 경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를 입력한 후 '당원 인증' 을 받아야만 글을 쓸 수 있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은 한 대표 가족이 직접 썼거나, 그게 아니라면 정부-여당 갈등을 노린 악의적인 해킹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 게시판 사건에 대해 당원뿐 아니라 국민께서 보시기에도 납득 가능할 정도로 당 차원의 명확한 감사 절차와 수사 의뢰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한핵관(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들 시켜서 무의미한 변명 길게 늘어놓지 말고, 깔끔하게 가족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했다.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가 현명하게 처신해 주기를 기대했다"며 "책임 있는 당 대표라면 이 의혹에 대해 물타기 조사만 할 것이 아니라 가족 명의에 대해서 사실을 밝히고 그것이 맞다면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한 나경원 가족 운운한 친한계 핵심 당직자의 물타기용 언론플레이에 대해서도 한 대표가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며 "정치는 위법 여부에 대한 책임에 앞서 도의적 책임이 먼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뒷쪽은 나경원 윤상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2024.11.22. [email protected]
반면 친한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최근 당원게시판 소동을 목도하면서 뚜렷한 결론에 이르렀다"며 "지난 여름 전당대회 당시의 이른바 '읽씹'(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신 부총장은 "'외부 인사의 문제 제기→한동훈의 침묵→당내 논란 확산→한동훈의 최소 대응'이라는 패턴이 똑같다"며 "'영부인이 문자 보냈는데 어떻게 씹을 수 있느냐', '어떻게 가족들까지 동원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리느냐'라는 감성팔이 접근도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글 1068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금주 중 고발 조치가 이루어지면 도대체 누가, 왜 말도 안 되는 건을 침소봉대해 '한동훈 죽이기'에 나섰는지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포인트가 있다. 윤한 갈등 기생자들의 실체"라며 "읽씹이든 당게든 김옥균 프로젝트든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지금 '한동훈 죽이기' 세 번째 공작이 진행되고 있다"며 총선백서 제작과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 등을 예로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기막힌 선동이다. 왜냐하면 한 대표 가족과 이름이 같은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에는 대통령과 여사에 대한 비방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가족 명의 글 907건은 사설과 신문기사 250건, 격려 197건, 김경수 복권 반대, 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 단순한 정치적 견해 표시가 463건"이라며 "제일 수위가 센 표현이 '공적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이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또 "게시물이 1000건이면 많아 보인다. 하지만 그게 몇 달에 걸친 것이고, 여러 명이고, 전체 글이 수십만 개임을 감안하면 1%에도 못 미치는 숫자"라며 "그걸로 여론을 조작, 그냥 파리를 새라고 하라"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는 당 차원의 수사 의뢰로 이번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한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사무처는 최근 한 대표와 가족들 이름으로 작성된 총 1068건의 게시물을 전수 조사한 뒤 문제 소지가 있는 게시물은 12건에 그친다는 결론을 냈다.
또 한 대표 가족들의 이름으로 작성된 907건의 글을 ▲사설·신문 기사 250건 ▲격려 194건 ▲김경수 복권 반대·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 정치적 견해 표명 463건으로 분류했다.
한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의혹이 아니라고 해도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정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건 옳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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