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한반도는 시베리아…'이런 증상' 보이면 응급실로
'세포막파괴' 동상 심해지면 조직괴사
60대이상 근육량 적어 저체온증 위험
한파속 체온 떨어뜨리는 과음 피해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추위가 찾아온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주민이 앉아 있다. (공동취재) 2024.12.18. [email protected]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하는 한랭질환은 마냥 가볍게 봤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노약자와 심·뇌혈관 환자는 추울 때 혈관을 수축해 열 손실을 줄이는 방어 기전이 일반 성인보다 낮아 추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동상은 영하 2∼10도 정도의 심한 추위에 노출돼 피부 조직 속 수분이 얼어 세포막이 파괴된 상태를 말한다. 코, 귀, 뺨, 손가락, 발가락 등 신체 부위에 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 저림이 있다가 증상이 악화하면 감각이 없어지고 물집이나 부종이 생긴다. 동상은 심해질 경우 조직이 죽고 피부가 검게 변하는 ‘조직괴사’가 발생한다. 최악의 경우 손상된 부위를 절단해야 할 수 있다.
추위에 손상된 부위가 감각이 없어지면 우선 따뜻한 환경으로 옮겨 젖은 신발이나 의류는 교체하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는 악세사리는 빼야 한다. 또 동상 부위를 따뜻한 물(39~42℃)에 담근 채 붉은 기가 돌아올 때까지 20~40분 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동창은 영상 5∼10도의 날씨에도 나타난다. 초기엔 증상이 없다가 점차 작열감과 함께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워지는 등 국소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심하면 울혈, 물집, 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중심 체온(심부 체온)이 35℃ 미만으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은 대부분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한다. 내분비계 이상, 특정 약물 사용, 물에 젖은 상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근육량이 적어 저체온증이 잘 유발될 수 있다.
저체온증은 초기(심부 체온 33~35도) 온몸, 특히 팔과 다리의 심한 떨림이 발생한다. 또 피부에 '닭살'로 불리는 털세움근 수축 현상이 나타난다.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잠에 취한 듯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기억력과 판단력, 균형 감각도 떨어진다. 피부 혈관이 수축해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푸른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심부 체온이 29~32도로 떨어져 저체온증이 심해지면 의식이 더 흐려져 혼수 상태에 빠지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느려진다. 몸이 뻣뻣해지고 동공이 확장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 저체온증(심부 체온 28도 이하)의 경우 혈압이 떨어지며 의식을 잃기도 한다. 심실세동(심실이 분당 350~600회 무질서하고 불규칙적으로 수축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상태)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유발돼 심정지가 일어나거나, 정상적인 각막 반사나 통증 반사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윤영훈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저체온증 환자는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따뜻한 곳으로 옮겨 젖은 옷을 벗기고 담요나 침낭으로 감싸주고 겨드랑이, 배 위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 등을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병원에 오기 전까지 가능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의식이 명료할 경우 달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질식 등의 위험이 있어 음료를 삼간다.
한랭 질환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간다. 하지만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시켜 열이 피부를 통해 다시 발산되기 때문에 체온이 35℃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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