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HBM이 수익성 가늠자[삼성전자, 내년 반도체 전망②]
증권사들, 일제히 삼성 DS 내년 실적 하향 조정
수익성 높은 HBM 비중 올려야…"HBM4 사활"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 행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내년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내년 영업이익을 기존 25조6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낮췄다.
앞서 키움증권도 내년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19조2000억원으로 조정했다. 내년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3개월 전 60조원 대에서 이제 40조원 대로 급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 제품을 언제 공급하느냐에 따라 내년 실적이 뒤바뀔 것으로 본다. 전체 매출 중 HBM 비중이 높아져야 내년에 '범용 칩'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를 쌓아 올린 뒤 이를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든다. 기존 메모리보다 데이터 이동이 더 빠르고, 이동하는 폭도 넓어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수익성 면에서 일반 D램보다 3~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인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필수적으로 잡아야 하는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고전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최첨단 HBM을 사실상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도 삼성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HBM3E 8단과 12단 제품은 아직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3E 대신, 곧바로 HBM 6세대인 HBM4 납품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현재 삼성전자는 AMD 등 다른 고객사와의 협력을 늘리고 있지만 AI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엔비디아를 잡지 못하는 한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제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5세대를 넘어 6세대인 HBM4 시장을 경쟁사보다 먼저 선점해야 한다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반도체인 '루빈'의 출시 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기고 있는데, 이 루빈에는 HBM4가 8개 들어가며,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에는 HBM4가 12개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별도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HBM4 등 차세대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2026년부터는 7세대인 'HBM4E'를 양산하고, 2027년에는 자율주행 차량용 HBM4E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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