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교사…병원에 1000만원 기부
[서울=뉴시스]대낮에 낙뢰를 맞아 40분 동안 심장이 멈췄다가 살아난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유 퀴즈 온 더 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화연 인턴 기자 = 대낮에 낙뢰를 맞아 40분 동안 심장이 멈췄다가 살아난 교사가 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한 소식이 전해졌다.
25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씨와 김씨의 아버지, 담당의였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조용수 교수가 출연했다.
지난 8월 초 광주·전남 지역에서 하루 3천 번의 낙뢰가 관찰되기도 했던 시기에 김씨는 조선대학교로 교사 연수를 갔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낙뢰가 떨어진 나무 옆을 지나가다 심정지로 쓰러졌다.
김씨를 발견한 사범대 조교들은 119에 신고한 뒤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들은 사범대 졸업을 위한 심폐소생술 실습을 이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7분 만에 도착한 119에 의해 김씨는 가장 가까운 조선대병원까지 2분 만에 이송됐다. 그러나 에크모(피를 몸 밖으로 꺼낸 뒤 피에 산소를 주입해 몸을 순화시키는 기계) 치료가 가능한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로 다시 옮겨졌다. 본격적인 치료를 받기까지 약 40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씨의 부친이 의사, 모친과 동생은 간호사라는 사실도 공개됐다. 함께 출연한 부친은 "당시 연락을 받고 곧바로 SRT를 타고 광주로 내려갔다"며 "다행히 10분 뒤 심장이 돌아왔다고 전화가 왔다" "한시름 놓고 응급실로 갔는데, 의식이 없고 몸에 기계를 다 걸어놨더라. 폐에 물이 많이 차서 산소 공급이 안 된다고 했다. 그 상태에서 버티면 사는 거고, 못 버티면 죽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 농도는 계속 올려가고 승압제도 올려갔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조용수 교수 역시 "처음에 혈압 올리는 약을 최대 농도로 다 썼음에도 혈압이 정상인의 절반도 유지가 안 되고 있었고, 인공호흡기 썼는데도 저산소증 심해 1,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뉴시스]대낮에 낙뢰를 맞아 40분 동안 심장이 멈췄다가 살아난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유 퀴즈 온 더 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치료 이틀째부터 김씨의 상태가 빠르게 호전됐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혼자 이겨낸 거다. 하늘이 도왔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환자보다 먼저 의사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씨는 이후 전남대병원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응급의학과에 기존에도 애정이 있었다. 제가 혜택을 볼 줄 몰랐는데 저희 아버지 친구분이신, 지금은 돌아가신 고 윤한덕 선생님이 계셔서, 그분이 계셔서 전국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이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분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살아난 이후 복권을 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것 자체가 로또 같아 (행운을) 이미 쓴 것 같아서 안 사고 있다" "제일 재수 없는 사람 중 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발견, 이송 다 운이 좋았다. 살려주셔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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