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 기대하던 관광업계, 또 유탄[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행사, 무안공항 출발 상품 인천공항 등서 정상 출발…LCC 이용 상품 위축 우려
호텔·리조트, 테마파크, 국가 애도 동참 위해 31일 카운트다운 행사 취소 또는 축소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항공기 엔진 폭발이 지목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주변으로 철새떼가 날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참사로 불황 속 '연말 연시 및 겨울방학 특수'를 기대하던 여행사, 호텔·리조트, 테마파크 등 관광업계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3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무안공항이 폐쇄되면서 여행사들은 이날 이후 무안공항에서 출발 예정인 해외여행 상품들의 출발 공항을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다른 공항으로 변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불편을 느껴 구매 취소할 경우 별도 수수료 없이 취소해 주기로 했다. 이는 수수료 면제 조건인 '공항 폐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여행사들은 이번 참사가 해외여행 수요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997년 8월6일(현지시각) 대한항공 801편이 미국령 괌에서 착륙 도중 추락해 229명이 숨진 참사 이후 27년 만에 빚어진 국적기 참사인 데다 발생지가 국내여서 국민이 받게 된 충격이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는 탓이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 이튿날인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유족 대상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2024.12.30. [email protected]
특히, ▲내국인 해외여행 증가에 큰 역할을 했지만 안전성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노출했던 저비용 항공사(LCC)를 이용 상품 ▲이번 참사가 빚어진 무안공항(2.8㎞)을 비롯해 강원 양양공항(2.5㎞), 충북 청주공항(2.7㎞) 등 활주로 길이가 인천국제공항(3.7㎞), 김포국제공항(3.6㎞) 등에 비해 짧은 공항 이용 상품 등에 대해 고객의 두려움이 생길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당장 해외여행 상품 예약 취소 사태 등은 없겠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호텔과 리조트들은 곧바로 비상이 걸렸다. 31일 밤에 예정된 '카운트다운' 이벤트 탓이다.
서울, 인천, 제주, 부산, 강원 등지의 여러 유명 호텔·리조트가 이를 올해 마지막 상품으로 준비해 예약까지 받은 상태다. 대부분 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9일 참사로 인해 새해 1월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지정된 상황에서 이를 진행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각 사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대참사와 관련해 정부가 내년 1월 4일까지 7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조기가 게양되어 있다. 정부는 애도기간동안 전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들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는 애도 리본을 패용하고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 2024.12.30. [email protected]
30일 오전 11시 현재 제주 서귀포시 신화월드 리조트, 인천 연수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등이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했다. 서울, 부산 등 다른 지역 호텔과 리조트는 아직 논의 중이나 대부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참사 당일 밤 서울 한강에서 서울시의 취소 요청에도 민간 업체가 '한강 음악 불꽃 크루즈'(한강 한류 불꽃 크루즈) 행사를 열어 국민적인 질타를 받은 것이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 관계자는 "초고층에서 화려한 야경을 즐기고, 새해 1월1일 0시부터 반짝이는 풍선들이 천장에서 떨어지는 '벌룬 드롭 파티'를 정성껏 준비했다. 문의가 쏟아질 정도로 고객 호응도 높았다"면서도 "그러나, 국가적인 비극이 일어난 상황에서 이를 진행한다는 것은 기업 시민으로서 옳지 못하다는 판단으로 취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테마파크도 마찬가지다.
롯데월드는 이번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에 동참하기 위해 30일부터 새해 1월4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부산 기장군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모든 퍼레이드와 스테이지 및 길거리 공연, 불꽃놀이 등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31일 서울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열 예정이었던 카운트다운 행사 'Happy New Year Electric Party'(해피 뉴 이어 일렉트릭 파티) 역시 취소했다. '2024 연말 카운트다운권'을 구매하신 모든 고객에게 구매처를 통해 전액 환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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