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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표정이 너무 밝아…고민 없이 맡길 것"[2025 늘봄준비③]

등록 2025.02.01 07:00:00수정 2025.02.05 09: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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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 이용한 부모들

"올해도 늘봄학교 이용…무료·교육 프로그램 제공"

교육 여건 어려운 농산어촌·구도심 학교에는 활기

"학교 가치 높아지면 지역 가치 높아져…지속돼야"

[부안=뉴시스] 2024 부안 늘봄학교 박람회가 열린 지난해 11월30일 전북 부안군 전북특별자치도부안군교육지원청을 찾은 어린이들이 로봇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5.02.01. photo@newsis.com

[부안=뉴시스] 2024 부안 늘봄학교 박람회가 열린 지난해 11월30일 전북 부안군 전북특별자치도부안군교육지원청을 찾은 어린이들이 로봇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5.02.01. photo@newsis.com


정부가 학부모의 돌봄·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해 온 늘봄학교가 올해 한 발 더 나아간다.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 모든 희망자에게 2시간 동안 무료로 제공했던 맞춤형 프로그램은 2학년까지 확대한다.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학부모들의 만족도 역시 무척 높다. 뉴시스는 교육부와 새 학기 늘봄학교에 찾아오는 변화와 현장의 반응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일본에 있을 때는 보살핌만 해 주는데 한국 초등학교에서는 무료로 매일 영어, 동화구연, 체육 등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니 너무 좋았습니다. 매일 데리러 갈 때마다 아이 표정이 무척 밝았어요."



재일교포 출신 조정아(43)씨가 지난해 귀국 후 아이들을 늘봄학교에 보내 본 뒤 느낀 점을 뉴시스에 전한 내용이다. 조씨는 올해 3월 새학기 부산 양정초등학교 2학년과 6학년이 되는 두 아들의 어머니다. 그는 올해도 자녀를 늘봄학교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늘봄학교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을 이용했던 학부모들은 인터뷰에서 올해도 늘봄학교를 이용하겠다며 다른 학부모들에게 추천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 권하겠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정규 수업 이후 알차게 짜여 있는 2시간의 돌봄·교육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귀국 후 자녀 한국어 교육을 위해 부산 양정초를 택한 조씨는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학교에서 안내를 받았을 때 1학년은 무료이며 내용도 괜찮다 보니 신청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고민도 없었다"고 전했다.

일본에도 '가쿠도오호이쿠(学童保育, 학동 보육)'라는 제도가 있다. 한국으로 치면 늘봄학교 도입 전 초등돌봄교실과 비슷한데,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늘봄학교는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톡톡히 해 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늘봄학교 덕분에 자녀를 학교에 안심하고 맡기고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충남 광석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A(42)씨는 "학교에서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 강사로 일하다 보니 제가 일하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늘봄학교를 이용해야 일을 할 수 있다"며 "제가 1학기 때는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해야 해서 가정 내 돌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는 2학년이 되는 자녀를 계속 늘봄학교에 보내겠다며 "아이가 만족하고 즐거워 하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아이가 늘봄학교에 있는 동안 학교의 보호 아래 있기에 안전하며 프로그램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늘봄학교는 돌봄과 교육을 받을 여건이 부족한 구도심과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김주현 광석초교 교장은 "2023년 9월 부임 때 유치원 포함 31명이던 학생이 지난해 60명까지 늘었다"며 "늘봄학교를 운영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져 학생들이 찾아 온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교장은 "방과후학교의 프로그램이 다양해졌고 아침늘봄과 저녁늘봄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었다"며 "학생과 학부모, 주민들의 만족도가 98% 이상으로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지난해 12월 13~15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늘봄학교 교육기부 박람회장에서 학생들과 강사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교육부 제공). 2025.02.01.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지난해 12월 13~15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늘봄학교 교육기부 박람회장에서 학생들과 강사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교육부 제공). 2025.02.01. photo@newsis.com

이 학교는 충남 논산 시내와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광석면에 있다. 이 학교 학부모인 A씨는 "소규모 농촌 학교라 주변에 아이들이 이용할 문구점도 없고 아이들이 방과 후에 다닐 만한 학원이나 교육기관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늘봄학교는 자녀의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한 '학원 뺑뺑이'를 해소하는 목적도 두고 있다. 선행학습에 치중하기 쉬운 사교육과 달리, 자녀의 발달 단계에 맞는 특기와 적성을 찾아주는 늘봄학교가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씨는 "공부는 자녀가 하고 싶다고 하면 밀어주면 좋지만 억지로 매일 시키는 것은 아이의 심리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늘봄학교는 공부보다 여러 가지 체험과 활동을 하며 아이를 전인적으로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큰 아이가 이제 5학년이 돼 학업에 대한 걱정이 있기는 하다"면서 "아직은 사교육을 시키고 있지 않지만 늘봄학교에서 교과 연계 학업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면 사교육 대체 효과가 클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자녀가 초등 1학년일 경우 2시간의 무료 맞춤형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모두에게 제공했다. 이런 혜택을 받았던 학부모들은 올해 자녀가 2학년이 돼서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올해 1학년도 마찬가지다.

늘봄학교 도입 전 교육 당국의 고민은 대기 해소였다.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학교 내 공간과 인력(프로그램 강사 등)이 부족했다. 지난해 관계 부처와 기관,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오랜 숙제였던 대기 문제도 처음으로 풀렸다.

새 학기를 맞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바램은 지속 가능성이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유지하려면 지역 시도교육청과 관련 기관의 도움이 계속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교장은 "저녁 늘봄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통학차량과 운영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지자체와 교육지원청과의 관계 형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라며 "주민자치회와 매월 정기적인 협의회를 하고, 학교 주관으로 늘봄학교 운영 성과와 우수한 점을 알리면 운영 예산을 지원 받는 일도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학생들에게는 꿈을 꾸고, 부모님에게는 일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의 가치가 높아지면 지역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며 "한 마음 한 뜻으로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제도가 늘봄학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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