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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 교회 140주년 '빛과 소금의 역할' 재정립돼야

등록 2025.01.31 14: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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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문화부 기자

이수지 문화부 기자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885년 4월 미국 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1858~1902)와 미국 장로교 선교사 호러스 언더우드(1859~1916)가 함께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에 도착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아펜젤러 선교사는 배재학당과 정동교회 설립 등 교육과 선교에 힘썼으며 성경 번역에도 기여했다. 제중원에서 물리와 화학을 가르치는 교사였던 언더우드 선교사는 조선어 문법책을 영어로 집필했다. 그 후 현 경신 중고등학교인 예수교 학당, 서울 구세 학당, 현 연세대학교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등 교육기관 설립. 교회 연합 운동 지도 등 한국 종교·문화·언어·정치·사회 등 여러 분야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외국 선교사들의 이 같은 업적은 개신교를 한국 3대 종단에 올려세우는 밑거름 역할을 했다.

하지만 14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교회는 외부 세력이 키운 그 옛날 보다 더 어려운 내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등 의 이유로 교회의 영향력은 쪼그라들고 있다.

실제로 기독교 관련 조사 전문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교회 추적조사 2024'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주일 현장 성인 예배가 코로나 이전보다 '성장한 교회'는 15%에 그쳤다. 성인 예배 참석률은 더 악화됐다. 코로나 이전보다 '회복하지 못한 교회'는 54%에 달했다.



최근 악화하는 한국 사회의 이념적 갈등에서 한국 교회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8일 공개한 '한국사회 갈등 수준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 58%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 이념(정치) 갈등과 연관되어 있다"고 여겼다. 종교 본연의 사회통합 기능보다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는 양상이다.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보수적 성향의 한국교회총연합은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정치적인 이슈보다 올해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지금은 140년 전 일제강점기와 전혀 다른 사회와 마주하고 있다. 비종교인이 종교인보다 절반이 넘는 탈종교화 시대와 현장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개신교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국 교회는 공존과 상생의 초심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한교총 대표회장인 김종혁 목사의 신년 인사가 새해 한국 교회 140년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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