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조카 손가락 물었다고…10년 키운 반려견 발로 차 죽게 한 형부"
![[고양=뉴시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마이펫페어에서 반려견들이 유모차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4.08.23.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8/23/NISI20240823_0020496272_web.jpg?rnd=20240823165222)
[고양=뉴시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마이펫페어에서 반려견들이 유모차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4.08.2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두 살 조카를 물었다는 이유로 10년 동안 키운 반려견을 발로 차 사망하게 한 형부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형부가 제 반려견을 죽였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20대 여성 A씨는 "10년간 함께한 말티즈는 우리 가족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였다. 부모님과 언니, 그리고 저 모두 강아지를 사랑으로 키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3년 전 언니가 결혼했고, 2년 전 아기를 낳아 정말 예쁜 조카가 생겼다"고 밝혔다. A씨는 "남자아이고 두 살이다 보니 정말 힘이 넘치더라"라며 "집에 오면 꼭 물건이 한두 개씩 망가졌는데, 아기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기다 보니 작은 강아지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 그런데 아무래도 조금 과격하게 잡거나 거칠게 만지다 보니, 강아지가 아기를 경계하고 근처로 잘 가지 않았다"며 "그래서 우리 가족은 최대한 조카와 강아지를 떨어뜨려 놨다"고 했다.
이어 "사건 당일, 저녁 식사 후 부모님과 형부는 TV를 보고 있었고, 저와 언니는 주방에서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강아지가 낑낑대는 소리가 나더니 '퍽' 소리가 들렸고, 강아지가 공중으로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강아지는 그대로 TV에 부딪혔고, 바닥에 떨어지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며 "너무 놀라 강아지에게 달려갔는데, 그때 조카는 울고 있었고, 형부는 조카를 안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강아지를 노려보고 있었다"고 했다.
A씨가 급히 쓰러진 강아지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으나, 강아지는 내장이 파열되고 갈비뼈, 목뼈 등이 부러져 결국 사망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가 A씨가 형부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형부는 "강아지가 우리 애를 물었다. 손가락에 흉터 안 보이냐"고 역정을 냈다. A씨는 "피가 흐르지 않았고 살짝 긁힌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알고 보니 TV를 보며 강아지가 엄마 옆에 앉아 있을 때, 조카가 강아지의 귀를 세게 잡아당겼고, 놀란 강아지가 조카의 손가락을 물었던 것"이라며 "그 장면을 보고 놀란 형부가 조카를 공격하는 강아지를 발로 차버렸다. 작은 체격의 강아지는 형부의 발길질에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저도 조카가 다친 게 속상하고 안타깝다. 너무 예뻐하고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말 못 하는 동물이, 염증 난 자신의 귀를 갑자기 잡아당기니 놀라서 방어적으로 공격한 건데, 그렇게 발로 죽을 정도로 차버리는 게 맞냐"고 속상함을 표했다.
또 "솔직히 평소에 조카가 강아지를 세게 잡아당겼던 게 한두 번도 아닌데, 형부가 더 신경 써야 했던 게 맞지 않나 싶다. 그리고 물었다고 해도 손으로 떼놓든가 제지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그렇게 죽일 기세로 차버릴 수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진정이 안 되고, 항상 있던 강아지가 없으니 미칠 것 같고 너무 미안하고 불쌍하다"며 "그 말 못 하는 강아지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 죽어야 하냐"고 했다.
A씨는 "솔직히 형부나 언니를 당분간 보고 싶지 않다. 형부가 먼저 '내가 과잉 반응했다'는 식으로 사과하길 바라는데, 형부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며 "오히려 조카가 다친 것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 같은데, 가족이니까 제가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냐"고 토로했다.
그는 "언니도 강아지가 노견이다 보니 집 오면 항상 안아주고 챙긴다. 그래서 올 때마다 강아지를 방에 분리해 두진 않았다"며 "조카도 워낙 어리다 보니 안고 있었고, 강아지는 조카만 보면 도망갔다. 저는 조카를 탓하는 게 아니다. 아기가 뭘 알고 그랬겠냐"고 말했다.
이후 형부는 언니를 통해 "어른들 앞에서 발길질을 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 강아지를 죽일 생각은 아니었으나 순간적으로 아이가 공격받았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서 발이 나갔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동시에 형부는 "강아지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 모두 책임지고 마지막 가는 길 같이 하며 사과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A씨는 "그냥 허무하다. 이렇게 갑자기 고통스럽게 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속상했다"며 "결론적으로 조카의 보호자인 형부와 강아지의 보호자인 저 둘 다 더 주의했어야 하는 데 신경 못 쓴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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