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채혈 나선 4·3 유족
4·3 희생자 추념식 현장서 유족 채혈 이뤄져
희생자 신원 확인에 주요 단서…참여는 저조
![[제주=뉴시스] 제주4·3 당시 할아버지를 잃은 유족 홍창홍씨가 3일 오전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제주4·3평화공원에서 유족 채혈을 하고 있다. 2025.04.0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03/NISI20250403_0001808409_web.jpg?rnd=20250403092014)
[제주=뉴시스] 제주4·3 당시 할아버지를 잃은 유족 홍창홍씨가 3일 오전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제주4·3평화공원에서 유족 채혈을 하고 있다. 2025.04.03.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유족의 채혈 참여가 중요하지만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장소인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 한쪽에는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진행하는 4·3 행방물명 희생자 유가족 현장 채혈 천막이 마련돼 있었다.
추념식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이뤄진 채혈에는 묘역을 찾은 유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4·3 당시 희생된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채혈에 참여한 홍창홍(70)씨는 "할아버지는 당시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밭에 다녀오다 끌려가 일반재판을 받았다"며 "목포형무소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제주도로 돌아오려던 중에 한국전쟁이 발발해 행방불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숙부도 채혈에 참여했는데, 할아버지를 아직 찾지 못했다"며 "혹시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채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006년부터 국비를 확보해 진행하고 있는 4·3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총 419구(도내 417·도외 2)를 찾았으나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47구(35.1%)에 그친다.
채혈 사업이 시작된 2007년부터 지난 2월말까지 채혈에 참여한 유족은 244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간 참여 인원을 보면 2020년 153명, 2021년 159명, 2022년 239명, 2023년 283명, 2024년 281명, 올해 1~2월 32명으로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채혈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찾은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은 "희생자에 비해 채혈에 참여한 유족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희생된 가족을 찾기 위해 유족들의 채혈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추념식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선 유족들의 채혈을 통한 DNA 대조가 주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신원이 확인된 유해 2구의 경우에도 방계가족의 채혈로 이뤄졌다.
2007년 정뜨르 비행장 부지에서 발굴된 제주시 한림 출신 김희숙(당시 27세)씨는 손자의 채혈을 통해, 2008년 같은 장소에서 발굴된 서귀포시 성산 출신 강정호(당시 22세)씨는 조카의 채혈로 신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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