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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극좌 테러조직' 규정한 '안티파'는 무엇?

등록 2020.06.01 09: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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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 신나치즘에 대항하는 조직이 뿌리

미국에선 1980년대 등장했다가 트럼프 시대에 재활성화

공식적인 리더, 조직, 본부는 없어

[미네아폴리스=AP/뉴시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불타고 있는 식당 앞에서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주먹을 치켜올려 보이고 있다. 2020.05.29

[미네아폴리스=AP/뉴시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불타고 있는 식당 앞에서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주먹을 치켜올려 보이고 있다. 2020.05.29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흑백갈등 시위사태의 뒤에 극좌파 세력 안티파(antifa)'가 있다면서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혀, 안티파가 과연 어떤 조직인지에 새삼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에서 '안티파'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으로 지난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럿츠빌 시위사태 때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샬러츠빌 극우 백인우월주의 집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 언급하던 중 "당신들이 말하는 대안우파(alt-right)에 달려든 대안좌파(alt-left’)는 어떻게 하냐. 그들은 전혀 죄가 없냐"고 말했다. 샬러츠빌에서 자동차 돌진 테러로 1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일어난 데에는 우파 집회장에 들이닥쳐 맞불 시위를 벌여 상황을 격화시킨 좌파 단체들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안 우파'는 트럼프 시대의 주류로 부상한 극단적 보수 우파를 말한다. 미국의 전통적인 주류 보수와 달리 평등주의, 다문화주의, 정치적 올바름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백인 우월주의를 되살리려는 세력을 가르킨다. '대안 좌파'는 민주당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좌파에서 갈려나온 세력이라고 할 수있다.

'반파시스트(anti-fascist)'를 줄인 말인 '안티파'는 '대안 좌파'와는 좀 다르다.

 안티파는 독일에서 1960~1970년대에 극우에 대항하는 조직망이 등장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1980년대에 '안티 파시스트 액션'이란 조직이 결성된 적도 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생겼다가 트럼프 시대에 대안 우파가 부상하면서 다시 활성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31일(현지시간) CNN은 '안티파'를 극좌를 포함해 좌파이념에 기울어진 사람들로 폭넓게 규정하면서, 기성 정당인 민주당플랫폼을 부인하지는 않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안티파는 극우주의자들과의 정면 대결, 즉 무력 충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안티파가 테러 모의 및 실행을 위한 '조직'을 형성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CNN은 소규모 그룹 수준의 회의가 열리기는 하지만, 안티파를 이끄는 공식적인 리더나 본부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시위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과 모자, 마스크 등을 착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구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블랙 블록(Black Bloc)'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안티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해 기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바 장관은 31일 성명에서 "법무부는 평화적인 시위를 방해(hijacked)하고 연방법을 위반한 폭력적인 과격 선동자(agitators)를 체포하고 기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극좌파 등이 선동하고 자행한 폭력은 테러리즘이다. 그에 맞춰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법 전문가들은 안티파의 테러조직 지정에 회의적이다. 법무부 국내 테러조정관이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것처럼 미국내 조직을 테러집단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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