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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에 갈 곳 잃은 돈 1100조…빠르게 불어난다

등록 2020.06.01 14: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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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풀려난 돈, 투자처 못찾고 시중 맴돌아

추가 금리인하로 부동자금 증가세 가팔라질듯

제로금리에 갈 곳 잃은 돈 1100조…빠르게 불어난다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갈 곳 없는 시중 부동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여파로 막대한 자금이 풀려났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사실상 '제로(0%대) 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1100조원을 넘어선 부동자금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1100조원을 돌파했다. 단기 부동자금은 3월말 기준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을 포괄하는 M1(협의통화) 951조원, 머니마켓펀드(MMF) 120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조원,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 29조원,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44조원 등 1148조원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1089조원과 비교하면 석 달새 60조원 가량 급증했다.

금융시장의 부동자금은 투자처를 기다리는 일종의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다. 통상 적절한 때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거나, 아예 금융시장이 아닌 부동산 등 다른 자산 시장으로 빠져나간다. 최근 부동자금이 급증한 것은 금리가 낮아질대로 낮아진 가운데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시장마저 혼돈에 휩싸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사상 최저치인 0.50%로 내렸다. 여기에 국채 매입 등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도 예고한 상태다.

그나마 시중 부동자금은 코스피 2000선을 회복한 주식시장으로 조금씩 흘러들어가는 모습이지만, 홍콩 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미중 갈등 등 변수가 많아 유입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전고점을 회복한 만큼 증시로의 자금 흐름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 역시 한동안 '관망 모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길 잃은 자금이 시중에 맴도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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