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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길거리 아닌 장외투쟁 고심…SNS·현수막·간담회 등

등록 2020.07.31 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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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투쟁론, 김종인 부정적 입장에 수면 아래로

자발적 국민 저항 기대…SNS·현수막 활용해 홍보

개별 의원 지역 간담회·입장 발표 등 역할론 거론

"아이디어 차원…원내투쟁 집중해야" 목소리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통합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3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통합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입법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집회 등의 기존 장외투쟁 방식 대신 국회 상황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쟁을 해나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예전처럼 광장에 많은 사람을 모아 일방적인 연설을 하는 방식보다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라든지 혹은 지역별 전국 순회 등 여러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상임위 내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고 법안 통과를 강행하자 당초 통합당 내에서는 원내투쟁 무용론과 함께 장외로 나가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의원총회에서 "길에서 외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원내투쟁을 강조함에 따라 장외투쟁론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다만 강력한 투쟁에 대한 당 내외 요구가 거세다는 점에서 통합당 입장에서는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가 당장 길거리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을 부인하면서도 장외를 향한 메시지 전달에 부심하는 이유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사람들이 현재 상황에 대해 분통이 터지는데 통합당은 뭐하고 있냐는 불만이 크다"며 "국민들에게 이 문제가 왜 심각한지, 통합당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국토교통위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노트북에 문구를 내걸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2020.07.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국토교통위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노트북에 문구를 내걸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2020.07.29. [email protected]

이를 위해 SNS·현수막 등을 통한 홍보와 개별 의원 중심의 지역 활동, 대국민 보고대회 등이 대안으로 논의 중이다. 국회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민주당에 대한 판단을 국민들에게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통합당 사무처 관계자는 "우선은 현수막을 제작해 전국적으로 게첩하려고 한다"며 "'부동산 잡는 게 아니라 국민 잡는 부동산 정책'이라는 내용의 현수막 등을 준비하고 있고 울산시장 선거공작, 권력형 금융비리인 라임·옵티머스 사태, 여당의 일방적 폭거, 조국·윤미향 사건 등 문제를 쭉 열거해 '이게 나라냐'는 식으로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여론을 만드는 것은 의원들, 당협위원장들의 임무"라며 "원내를 통해 기본적으로 지역별 국민보고대회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보고대회 방식에 대해서는 "당원들부터 시작해 강연이나 교육 형식으로 실상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도 8월 중순 이후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전략적인 포인트가 한두 가지 있다"며 "8월 중순부터는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야당은 국민들의 아파하는 소리를 듣고 같이 울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전문성을 갖고 대안을 내는 게 야당이 할 일은 아니다. 국민들이 '이건 안 된다' 하게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일련의 방안들은 당 차원의 대응보다는 개별 의원들 차원에서 적극적인 활동에 기대는 측면이 크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구체적인 방침이 마련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통합당 한 중진의원은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인 것 같다"며 "주 원내대표의 구상 수준으로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야 하는데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원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장외에 나갈 경우를 대비해 (장외투쟁도) 검토는 미리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인근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8.3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19년 8월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인근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8.31.  [email protected]

원내투쟁에 힘을 쏟는 대신 장외에서 야성을 보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합당 한 초선 의원은 "(SNS 활동·전국 순회 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원내에서 상임위나 본회의를 통해 적극 발언하자고 비대위원장도 그렇게 말했다. 명분도 그렇고 투쟁은 국민들의 거부감이 크니까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 정치,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은 생각해볼 수 있다"며 "투쟁이 아니라 문제가 생길 때 현장에 가서 문제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 아스팔트식으로 규탄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과 콘서트나 현장간담회 형식으로 대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투쟁이라기보다는 원외 활동 차원"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에서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며 "장외투쟁은 좀 그렇고, 그렇다고 원내투쟁만 하기도 그렇다. 원내투쟁을 중심으로 하되 국민들한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약했던 분야였지만 지난 30일 본회의에서 윤희숙 의원의 설득력 높은 토론 영상 같은 것을 많이 공유할 예정"이라며 "정책이 잘못 되면 국민들이 고통 받고 야당 혼자 힘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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