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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원 괘종시계, 80년 만에 돌아오다···기증유물전

등록 2020.08.12 09: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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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원월보·농산물검수서·보험증권 등

일제강점기 대규모 종묘 및 농기구회사의 비품

부국원 괘종시계, 80년 만에 돌아오다···기증유물전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 일제 강점기 수원 부국원(富國園)에 있던 괘종시계 등 유물들이 80여년 만에 공개된다.

 수원시는 13일부터 11월29일까지 팔달구 향교로 ‘수원 옛 부국원’에서 기증유물 특별전을 연다.

일제강점기 부국원에 있던 벽걸이 괘종시계와 당시 이곳에서 사용한 보험증권, 거래 농산물 검수서, 1942년 발행된 ‘부국원 월보’ 등 부국원의 과거를 보여주는 유물 20여점이 나온다.

 전시 유물 대부분은 1930~1940년대 부국원에 근무한 이모(작고)씨의 손자가 지난해 10월 수원시에 기증한 것들이다. ‘부국원 월보’는 조성면 수원문화재단 지혜샘도서관장이 올해 기증했다.

 유물을 보관해 온 고인은 1926년 부국원에 입사해 20여년 동안 일했다. 근무 기간 주고받은 서류를 버리지 않고 모아뒀고, 부국원이 문을 닫은 후 집에 보관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유품을 보관한 손자는 지난해 가을 ‘수원 옛 부국원’ 앞을 지나다가 부국원 건물이 전시관으로 바뀐 사실을 알게 됐고, 유품을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는 유물은 이씨가 기증한 141점 중 선별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괘종시계(1938~1939년 추정)다. 일본 야마토(大和)사 제품으로 태엽 장치 시계다. ‘부국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발행한 보험증서, ‘거래 농산물 검수서’ 등 부국원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기증유물과 함께 부국원의 역사를 되짚을 수 있는 설명·사진 등을 보여주고, 유물을 기증한 이씨가 부국원에서 할아버지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옛 부국원 이야기도 소개한다.

 화~일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관람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를 받은 뒤 입장할 수 있다.

 이상수 수원시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특별전에서는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며 “지속해서 자료를 발굴해 부국원 연구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1923년 건립된 부국원 건물은 종묘·농기구 회사였던 ㈜부국원의 본사로 해방 전까지 호황을 누렸다. 부국원은 수원에 본점을 두고, 서울과 일본 나고야에 지점을, 일본 나가노현에는 출장소를 둔 대규모 회사였다. 수원은 당시부터 농촌진흥청, 임목육종연구소,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등이 위치해 전국적인 농업도시로 알려져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토종씨앗회사인 농우바이오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곳은 한국전쟁 이후 수원법원·검찰 임시청사(1952~1956년), 수원교육청(1950년대 말~1963년), 공화당 경기도당 당사(1970년대) 등으로 활용됐으며 1981년부터 ‘박내과 의원’으로 오랫동안 사용했다. 개인소유였던 건물이 개발로 인해 지난 2015년 철거 위기에 놓이자 수원시가 매입, 복원했다.

 한편 구 부국원 건물은 2015년 국민문화유산신탁의 시민이 뽑은 지켜야 할 문화유산 12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고, 2017년 10월에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되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2016년 복원계획을 수립, 전문가 자문 아래 원형조사 및 복원공사를 했고 2018년 11월 ‘근대문화공간 수원 구 부국원’을 개관했다.
 부국원 월보. (사진제공=수원시)

부국원 월보. (사진제공=수원시)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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