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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도 살 사람이 없다…서울 집값 상승세 진정되나

등록 2020.08.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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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등 고가 단지 급매물 출현 '거래 관망 확산'

최고가 대비 2~3억원 낮은 실거래가 잇따라 등장

매수 관망에 호가 조정 수순…'시장 고점' 분석도

코로나19 재확산 변수…중저가 상승 꺾일지 '관건'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 일부 고가 단지에서 급매물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규제 여파로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나 법인 소유의 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래 관망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매매가 쉽지 않아 일부 집주인이 호가를 수억원씩 낮추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에서 재확산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이 떠받쳐온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가 최근 21억원에 나왔다. 종전 실거래가(22억50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전용 82㎡의 호가가 22억원으로 떨어져, 종전 실거래가(24억200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기존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되는 계약도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아파트는 지난 25일 전용 107㎡(10층)가 24억3000만원에 거래 됐다. 이 단지는 지난 10일 같은 크기가 26억원에 거래된 바 있어, 종전 최고가 대비 1억7000만원 낮은 금액에 주인이 바뀌었다.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24일 7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 9억9700만원 대비 2억원 낮은 값에 거래됐다. 마포구 청전동 신촌태영데시앙의 경우 전용 84㎡가 7억원에 계약돼 종전 최고가 10억5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낮은 금액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여전히 일부 단지에서는 종전보다 수천만원 높은 금액에 거래되는 신고가 경신도 아직 이어지고 있으나 매수 관망세가 커지면서 거래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발표된 7·10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거래가 절반 이하로 급격하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열흘 단위로 쪼개서 보면, 발표 직전인 1~10일 거래량은 5544건이었으나 이후 11~20일은 2428건에 그쳐 56.2% 감소했다.

이후에도 거래량 감소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아직 신고기한(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이 남았지만 ▲7월21~31일 2613건 ▲8월1~10일 1204건에 그쳤다.

사실상 정부의 세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다주택자나 법인 등에서 종전 최고가보다 수억원 낮은 급매물을 내놓기 시작했으나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조금씩 호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갭투자'가 막히면서, 실제 입주가 가능하지 않은 매물은 거래가 쉽지 않게 된 상황이다. 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매수 위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서 급매물이 쌓이기 시작하면 시장이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중저가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초고가 시장과 차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초고가 시장은 급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높고 추가 매수도 많이 줄어들어 소폭 조정 가능성도 있다"면서 "반면 30대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아파트는 취득세, 재산세를 깎아주고 대출 규제도 덜하기 때문에 시장이 따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30대가 집값 상승 공포에 의해 구매에 나선다는 이른바 공황구매(패닉 바잉)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라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과 최근 한국은행의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등을 감안하면 상승 여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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